북한은 그동안 다섯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성 확보를 위한 로켓 발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켓에 위성체 대신 핵무기를 탑재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발사에서 대기권을 벗어나는 두 발사기술은 같다. UN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 1695호, 2094호 등을 통해 북한에 로켓 기술을 활용한 모든 발사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핵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 개발 직전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자체 발사실험뿐 아니라 이란의 위성 로켓 발사에 인력을 파견해 경험을 축적했고, 1단 로켓 추진체 기술도 갖췄다. 군당국은 북한이 로켓 사거리를 늘리는 수차례의 엔진 실험을 통해 1만3000여㎞를 날려보낼 수 있는 추진체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1000㎏ 이하로 소형화하는 기술과 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고열을 극복하는 기술을 손에 넣는다면 이론적으로 미국 본토 동부지역도 핵미사일 타격권에 들어간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소형화와 재진입 기술을 얻는 데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예고에 대해 국제사회는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는 UN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무책임하고 도발적 행동”이라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불안정한 행위에 대해 진정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3일 자위대에 북한 미사일의 일본 영공 진입 시 요격하도록 하는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 정부가 북 미사일 예상 경로인 오키나와에 패트리엇-3 요격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북한에 신중하게 행동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관련 국가(북한)가 고집한다면 우리도 막을 수 없다”며 “6자회담이 중단된 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했다. 북핵 실험을 한국과 미국 등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최근 북한 영변 핵단지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수소폭탄 원료 중 하나인 3중 수소 분리시설을 짓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