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위 음원제공 업체인 소리바다가 중국 기업에 팔린다.

소리바다는 2일 창업주인 양정환 대표와 양일환 전무가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200만주와 경영권을 ISPC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100억원이다. ISPC는 2002년 중국 상무부의 지시로 상하이투자청이 100% 출자해 설립된 투자 전문회사다.

ISPC는 이날 계약금 30억원을 지급하고 양 대표의 소리바다 주식 중 60만주를 우선 취득했다. 양 대표의 잔여 주식 40만주와 양 전무 보유 주식 100만주는 3월 말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전날까지 잔금 70억원을 정산하면 최종 양도가 이뤄진다. ISPC는 주총 전까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지분 확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창업자인 양 대표와 양 전무는 사령탑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경영진이 선임될 예정이다.

소리바다는 그동안 멜론 KT뮤직 등 통신사 계열 경쟁사 등에 밀려 경영난을 겪자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돼왔다.

업계 관계자는 “소리바다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3% 미만(가입자 27만명)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360만곡에 달하는 음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ISPC가 K팝 인기가 높은 중국에서 성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리바다는 양 대표가 2000년 미국의 무료 MP3 내려받기 사이트인 ‘냅스터’를 본떠 만들었다. 소리바다는 초고속인터넷 바람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으나 저작권 침해 논란으로 2002년 7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2007년 8월 ‘소리바다2’로 다시 서비스를 시작한 소리바다는 2006년 서비스를 유료화했고 그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