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에 '한국형 면세점' 문 연 일본
일본 도쿄 중심지 긴자에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모두 면제해주는 ‘한국형 시내면세점’이 처음 문을 열었다. 관광객이 물품을 구입했을 때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주는 사후면세점은 많지만, 공항면세점처럼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모두 면제해주는 면세점이 도심에 생긴 것은 관광지 오키나와를 제외하곤 처음이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을 비롯해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는 방일(訪日)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일본 백화점 지주회사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와 하네다공항을 운영하는 일본공항빌딩은 지난 27일 도쿄 미쓰코시백화점 긴자점 8층에 시내면세점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요우커를 겨냥해 다음달 춘제(중국 설) 연휴를 앞두고 서둘러 개장했다. 이번에 문을 연 ‘재팬 듀티프리 긴자’에는 구찌, 시세이도 등 130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도쿄에서 처음으로 시내면세점 특허를 받은 한국 롯데면세점도 3월31일 긴자에 1호점을 낼 예정이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973만명으로, 이들의 일본 내 소비액은 사상 최대인 3조4771억엔(약 35조원)에 달했다. 엔화 약세에다 비자 발급 요건 완화로 방일 관광객이 급증하고 요우커를 중심으로 씀씀이도 커진 덕분이다. 일본 정부는 시내면세점뿐 아니라 부가가치세 8%를 면제해 주는 사후면세점도 2020년까지 지방에만 8000여개 더 늘리기로 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5년마다 면세점 특허권을 재심사받아야 하는 ‘5년 시한부 면세점법’과 대기업의 면세점 사업을 제한하는 규제가 면세점산업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정인설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