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지점장 승진자 130여명 가운데 90여명을 40대로 발탁하는 인사 혁신에 나섰다. 또 일 잘하는 직원에게 빠른 승진 기회를 주기 위해 부지점장·지점장으로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최대 2년씩 줄였다. 최근 3~4년간 지점장 승진자의 평균 나이가 50세 이상이던 신한은행이 연공서열이 아닌, 성과 중심의 지점장 인사를 하면서 다른 시중은행으로 이런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27일 정기인사에서 차장→부지점장, 부지점장→지점장 승진 연한을 각각 6~7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차장에서 지점장이 되는 데 필요한 기간이 14년에서 10년으로 줄면서 40대 중반에도 지점장 승진이 가능해졌다.

승진 연한 조정으로 올해 지점장 인사에서 40대 지점장 승진자가 급증했다. 지난해엔 승진자 100여명 중 40대가 40명가량에 그쳤지만, 올해는 승진자 130여명의 70%인 90명가량이 40대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승진 연한을 단축하고 40대 지점장을 대거 발탁한 것은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면서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부지점장·지점장 승진을 못 한 ‘만년 차장’ ‘만년 부지점장’에 대한 압박효과도 있을 것으로 은행 측은 보고 있다. 매년 신입사원이 300명 안팎씩 들어오는데 기존 인력 퇴직률은 낮다 보니 최근 신한은행의 지점장 승진 연령은 50세 이상으로 높아졌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연공서열보다 성과·역량 중심으로 평가해 젊은 직원 발탁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