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등 국제공동 연구진이 베일에 싸여 있던 ‘음성틱 장애’의 원인을 알아냈다. 음성틱 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 목, 어깨 등 신체를 반복해서 움직이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는 일종의 발달 장애다.

케빈 매케언 한국뇌연구원 뇌질환연구부 연구원과 일본 교토대, 국립방사선과학연구소, 이화학연구소 연구진은 감정을 조절하는 ‘중격의지핵’을 중심으로 하는 대뇌변연계에서 알파파(波)가 여러 부위에 함께 나타나는 동조현상(커플링)이 일어날 때 음성틱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뉴런지 20일자에 발표했다. 음성틱 장애는 18세 미만 청소년 100명 중 1명꼴로 나타나고 있지만 그동안 원인을 알지 못했다. 1년 이상 장기화하면 투렛증후군으로 분류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일본 원숭이와 레서스 원숭이 6마리의 뇌에 약물을 주입해 일부러 음성틱 장애를 일으키고 뇌 영역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전기·화학 신호를 살펴봤다. 음성틱이 일어날 때 감정을 담당하는 대뇌변연계의 전대상 피질과 편도체, 해마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사실을 뇌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진은 음성틱이 일어날 때 여러 종류의 뇌파 중 특히 안정감을 느낄 때 나타나는 알파파가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보상과 안정감을 담당하는 전대상 피질과 중격의지핵, 1차운동 피질에서 알파파 커플링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도 확인했다.

매케언 연구원은 “환자는 음성틱을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다가 틱을 하고 난 뒤 답답함을 해소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알파파 동조현상을 억제하는 약물이나 시술 방법을 통해 음성틱 치료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