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은 대학병원 수준의 전문 의료기술을 갖춘 데다 환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강소병원입니다.”

정규형 대한전문병원협의회 회장 "강소 전문병원 전성시대 열 것"
정규형 대한전문병원협의회 회장(한길안과병원 이사장·사진)은 13일 “전문병원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여 전문병원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증을 받지 않은 일반 병원이 전문병원인 것처럼 홍보하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환자들이 진짜 전문병원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대형 대학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것을 막고 국민들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1년 말 전문병원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관절, 척추, 대장항문, 수지접합, 알코올 질환 등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 111곳이 지정돼 있다. 동네의원보다 크고 대형 대학병원보다 작은 규모의 병원이다. 이들 이외 의료기관은 ‘전문병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의료 인력, 병상 수, 환자 구성 비율, 진료량 등 7개 항목의 기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2개 진료만 전문적으로 보는 병원이기 때문에 해당 진료분야에서 대학병원 이상의 실력을 갖춘 병원이 많다.

하지만 전문병원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높지 않다. 정 회장은 “안과를 보면 백내장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대학병원이 1년에 4000건 정도 하지만 전문병원 중에는 약 6500건을 수술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눈이 잘 안 보이는 환자가 대학병원에 가면 백내장, 망막, 녹내장 검사를 하기 위해 병원을 세 번 가야 한다”며 “전문병원은 이들 검사를 한 번에 할 수 있고 수술비도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에는 의사의 추천을 받아 전문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정 회장은 다음달 취임 1년을 맞는다. 올해부터 전문병원의 의료 질 관리 등을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가 시행된다. 전문병원에 건강보험 재정지원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전문병원들은 엄격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인건비, 시설유지비용 등을 많이 지출한다”며 “지원 대상에서 빠진 대장항문, 요양, 재활전문병원 등에도 재정지원이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에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협회 스스로 전문병원을 검증하겠다”며 “환자들이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