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2개 사립대 중 20개 대학은 외부에서 돈을 빌리지 않은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앙대 한양대 동국대 등은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12일 대학정보 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142개 사립대 재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5년 11월 기준으로 국내 사립대의 평균 부채비율은 3.05%였다. 이는 전년도(3.37%)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다. 부채비율은 자기자본에 대한 차입금의 비율로, 높을수록 빚이 많다는 의미다. 부채비율은 대학의 부실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다.
'빚 없는' 사립대 20곳뿐…성신여대 부채비율 '0%'
전국 사립대 가운데 빚이 없는 대학은 광주대 대진대 성신여대 조선대 초당대 추계예술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산업기술대 협성대 등 20개였다. 부채비율이 1%가 안 되는 대학은 총 70개였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부산외국어대로 36.26%에 달했다. 이어 한중대(34.99%) 예원예술대(29.56%) 한국성서대(26.56%) 한라대(26.22%)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 중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대학은 성신여대로 0%였다. 이어 상명대와 국민대(0.05%) 동덕여대(0.06%) 덕성여대(0.07%) 순이었다. 한국외국어대(6.04%) 동국대(7.87%) 한양대(8.65%) 등의 부채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가장 부채비율이 높은 서울지역 대학은 중앙대(12.13%)였다. 단국대와 명지대는 전년도에 비해 부채비율을 각각 6.12%포인트, 4.77%포인트 낮췄다. 단국대 관계자는 “기한이 도래한 외부 차입금 등을 상환한 것이 부채비율이 낮아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립대들이 쓰지 않고 다음 회계연도로 넘긴 자금의 비율은 평균 3.95%로 전년 동기 대비 1.08%포인트 낮아졌다. 사립대학들은 이월금의 대부분이 등록금 수입이다. 이월금 비율이 가장 낮은 대학은 경희대로 0%였다. 경희대는 2014년에 이어 이월금 비율이 0%를 기록해 매년 수립한 예산을 해당 연도에 다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대(0.06%)도 이월금 비율이 낮았다. 반면 수원대는 이월금 비율이 42.56%로 등록금 수입의 절반 가까이 돼 등록금을 교육활동에 많이 쓰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어 을지대(33.36%) 대구외국어대(28.71%) 등도 높았다.

이월금 비율 상위 30개 대학 중 서울시내 대학은 성신여대(7.89%)가 유일했다. 한중대(-18.55%) 서남대(-13.31%) 중원대(-10.29%) 등 6개 대학은 이월금이 마이너스로 등록금 수입 대비 지출이 많았다. 이 중 한중대와 서남대는 지난해 8월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재원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등록금 의존율은 평균 55.2%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낮아졌다. 등록금 의존율이 낮다는 것은 등록금 외에 법인 전입금, 기부금, 수입사업 등으로 재원을 충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등록금 의존율이 가장 낮은 학교는 포스텍으로 10.62%였다. 포스텍의 등록금 환원율은 1252.15%였다. 등록금의 12배에 달하는 비용을 학생 교육에 쓰고 있다는 의미다. 수원가톨릭대(11.2%) 대전가톨릭대(16.11%) 차의과학대(16.69%) 등의 등록금 의존율도 낮았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