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진정한 가치는 운전을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자율주행차가 각각 ‘슈퍼컴퓨터’가 돼서 세상을 바꿀 정보를 모을 겁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의 토론회 ‘미래의 도시 운송’에서 이스라엘 차량 센서 업체 모빌아이의 암논 샤수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샤수아 CTO, 앤서니 폭스 미국 교통부 장관, 볼크마르 데너 보쉬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켄트 랄슨 MIT 미디어랩 교수가 열띤 논쟁을 벌였다.

샤수아 CTO는 “자율주행차는 슈퍼컴퓨터가 될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음성, 주변 환경 등을 인식하는 수많은 센서가 붙어 있으면서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을 태우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각종 정보도 습득한다. 생활 패턴은 물론 자주 가는 식당, 직장 위치, 가족관계 등도 파악한다.

그는 “자율주행차는 엄청난 정보를 모을 수 있다”며 “이를 도시 인프라 투자 등에 적용하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참석자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관련 인프라 투자나 규제 등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몰렌코프 CEO는 “수많은 차가 인터넷에 연결될 텐데 그 통신 인프라를 누가 설치할 것인지는 마땅한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데너 CEO도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시를 스마트하게 개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가로등을 사람이나 차가 지나갈 때만 자동으로 켜지는 ‘스마트 전구’로 바꾸는 것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그게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폭스 장관은 일부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스마트 시티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게 될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인프라 투자는 한번 시작하면 몇십년간 바꿀 수 없다”며 “먼저 실험을 하기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과 손잡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