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규모 3.9 지진…서울서도 '흔들'
전북 익산에서 22일 올해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한 규모 3.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4월 충남 태안에서 기상관측 이래 역대 세 번째로 강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이날 서울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될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4시31분께 전북 익산시 북쪽 9㎞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진 여파로 익산 지역에선 강한 진동에 건물과 창문이 흔들렸다는 신고가 수백 건 접수됐다. 인명 및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익산 지진의 충격은 200㎞ 이상 떨어진 서울과 부산에서도 감지됐다. 일반적으로 지진은 규모 3.0 이상일 때 흔들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올해 규모 3.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올 1월 인천 연평도 해역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8월엔 제주 서귀포시 성산 해역에서 규모 3.7 지진이 발생했다. 익산 지진은 1978년 지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1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지진은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이례적이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발생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은 43건이다. 이 중 육지에서 발생한 지진은 25.6%인 11건이다. 북한 지역을 제외하면 육지에서 발생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은 6건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규모 3.0 안팎의 지진은 건물이 밀집한 육지에서 발생하더라도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는 한반도 지형상 인근 일본처럼 대지진이 찾아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일본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필리핀판이 만나는 경계에 있어 활발한 지각 활동으로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서울 등 대도시에서 규모 6.0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면 도시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고층건물이 밀집한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등 대도시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학계에선 앞으로 한반도에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지진은 한반도에 언제든지 규모 6.0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24절기상 밤이 가장 긴 날을 뜻하는 동지(冬至)인 이날 미세먼지에 중국에서 일부 불어온 스모그가 겹치면서 수도권 일대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2~3배인 ‘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번 미세먼지는 23일까지 영향을 미치다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