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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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인상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9년 만에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OMC 이후 원·달러 환율은 오르고 유가는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내 증시의 경우 이번주 후반부터 단기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원화약세 지속될 듯"…내년 상반기 1200원대 돌파 가능성

올해 마지막 FOMC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이미 금리인상 자체보다 향후 금리인상 속도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과거 금리인상 전후의 환율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선진국 통화와 신흥국 통화 사이에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의 성장둔화 등으로 신흥국의 체력이 상대적인 열위에 있으며 글로벌 금융시장 내 변동성 위험이 노출돼 있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에도 금리인상 이후로 엔화와 유로화 등 메이저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로 반응하는 반면 신흥 통화는 약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역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소 이코노미스트는 판단했다. 그는 "엔화 강세가 지나치게 빨라질 경우 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전이되며 신흥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며 "여기에 중국의 성장둔화로 여전히 한국의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위안화의 약세는 원·달러 환율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경쟁심화 등으로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가 강해지고 있는 추세인 데다 특별인출권(SDR) 편입 이후 위안화의 약세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릴 소지가 크다는 얘기다.

또 "원자재 가격이 약세 국면을 면치 못하며 신흥국의 자금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원화가치에는 부정적"이라고 소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따라서 달러 대비 원화는 등락을 반복하면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전고점인 1200원대 돌파를 다시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 "국제 유가는 상승…구리가격은 하락 전망"

금리인상 이후 국제 유가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인상은 경기회복의 신호탄이고 수요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에너지와 금속과 같은 경기 민감 원자재의 가격 반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천원창 신영증권 원자재 담당 연구원은 "경기회복의 수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 주로 나타날 것이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상대적으로 경기 여건이 좋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은 선진국 수요 비중이 많은 원유의 강세 및 신흥국 수요 비중이 높은 구리의 약세를 동시에 가져올 것이란 게 천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특히 선진국 수요 비중인 높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수혜가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 "국내 증시, FOMC 이후 단기 저점 형성할 듯"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이후 국내 증시는 단기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봤다. FOMC 회의 이후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약해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대한 과도한 시장의 불안감은 FOMC 이후 완화될 것"이라며 "시장이 FOMC를 앞두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금융시장이 반영해 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 과정이라는 점에서 FOMC 회의 이후로 그간 증폭된 비관론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글로벌 펀드는 연말 휴가를 앞두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자산재배분)을 마무리한다는 것. 한 연구원은 "최근 5년간 외국인의 평균 매매비중을 살펴보면 12월18일 47.1%를 정점으로 12월26일까지 19.2%로 급격히 줄었다"며 "이번주 후반에서 다음주 초반을 넘어가면 외국인 매매 비중 감소로 매도압력이 낮아지면서 주가의 바닥이 형성될 것"으로 설명했다.

◆ 낙폭과대·원화약세·금리인상 기대주 등 관심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에는 따라서 단기 낙폭과대주(株)와 원화약세 수혜주 그리고 금리인상 기대주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조승빈 대신증권 퀀트전략팀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진행되면 그동안 풀린 유동성이 흡수되면서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통화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달러화 강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므로 삼성전자 기아차 S-Oil LG화학 삼성전기 등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요섭 연구원의 경우 12월 이후 단기에 주가가 급락한 제약 바이오 호텔·레저 증권 자동차 업종 등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권했다. 이들 업종은 추가하락 시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매력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 연구원의 판단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글로벌마켓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방향성은 이미 정해졌으며 이는 한국의 금리저점 인식을 더욱 공고히 만드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따라서 은행업종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은행업종은 2010년 이후 평균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대비 30.9% 할인된 상황"이라며 "배당수익률 역시 올해 지수 대비 높은 수준(3.25%)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