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운명의 '15일 오후 1시'…이재현 회장 최종선고 앞두고 '정중동'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회장 최종 판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CJ그룹 내부에는 현재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판결 결과에 따라 그동안 미뤄뒀던 그룹 조직개편과 인사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어 임직원들은 신중함 속에서도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발빠르게 준비 중이다.

CJ그룹 관계자는 14일 "최종 판결 결과에 대해 조심스러우면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사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울고법형사12부는 오는 15일 오후 1시 1600억원대 조세포탈, 횡령, 배임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를 진행한다.

대법원이 지난 9월 배임 혐의에 대해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 상 배임죄를 적용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데 따른 것이다.

최대 관심은 이 회장의 형량 감축 여부다.

형법 상 배임죄는 특경가법보다 형량이 낮아 이 회장의 형량은 고법이 내린 징역 3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 측에서는 조심스러운 가운데 내심 집행유예를 고대하고 있다.

실제 변호인단은 이 회장이 1심 재판 중이던 2013년 8월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점, 이 회장 경영 복귀 후 CJ가 국내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재판부에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판부의 선고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는 CJ그룹의 조직개편과 인사도 관심 대상이다.

이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을 경우 2년 동안 미뤄뒀던 CJ그룹의 조직개편과 인사가 큰 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CJ그룹은 대개 매년 10월부터 연말 사이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해 왔으나 지난해에는 임원인사가 실시되지 않았다. 이 회장이 재판이라는 분위기를 반영해서다.

CJ그룹은 2013년 말부터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을 중심으로 한 그룹 비상경영위원회와 주요 계열사 전략기획책임자들로 구성된 전략기획협의체 등을 통해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 회장이 만약 집행 유예 선고 이후 당장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2년 간 유지됐던 비상경영위원회는 해체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 CJ그룹에는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 이채욱 CJ대표이사 부회장, 양승석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 등 부회장이 3명 밖에 없다.

김 대표가 이 회장 공백 상태에서도 그룹 대표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호실적을 이뤄낸 점, 이해선 CJ제일제당 식품부문 대표와 함께 이 회장의 최고 복심으로 통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만하다.

사장 승진 후보로는 CJ오쇼핑 경영지원실장, CJ대한통운 글로벌부문장 등을 지내며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신현재 경영지원실 경영총괄 부사장이 유력하다.

또 올해 활발한 해외진출 등 눈부신 성과를 낸 김성수 CJ E&M 부사장과 이해선 CJ제일제당 부사장, 헬로비전 매각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은 김일천 CJ오쇼핑 부사장도 사장 승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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