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내년에도 유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비드 로시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 투자자문사 사장은 8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내년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로 떨어질 것이라며 그 원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원유 생산과 신흥국 경기 둔화, 전기차의 등장을 꼽았다.

우선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가 원유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미국이 셰일오일을 개발하면서 원유시장을 잠식하자 사우디는 지난해 11월 OPEC 회의에서 감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 세계적인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나면서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에서 현재 37.51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사우디는 여전히 감산에 나설 생각이 없다.

로시는 "사우디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을 때려눕히기 위해서라면 몇 년에 걸쳐서라도 생산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유의 주요 수요처였던 신흥국의 경기 둔화도 유가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신흥국들은 그간 막대한 양의 원유를 사용했지만, 경기 둔화 현상이 나타나자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또 전기 자동차와 무인차, 차량 공유 서비스 등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유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로시는 "전기차, 무인차, 차량 공유 등은 모두 기름을 적게 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가 바닥이 머지않았다며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유가정보서비스(OPIS)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톰 클로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30달러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며 반등 지점은 32.4 달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