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월마트 조언자가 말하는 내년 중국 소비 5가지 키워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많은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내년 중국 소비시장의 키워드인 'O2O(온·오프라인 연계), 모빌리티(mobility·이동성), 작은 사치, 건강, 이노베이션(혁신)'에 집중하면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칸타월드패널 중국 지사의 레이첼 리 이사(사진)는 7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중국 소비시장 키워드로 5가지를 꼽고 이같이 밝혔다.

리 이사는 칸타월드패널 중국 지사에서 15년간 리서치업무를 맡아 월마트, 왓슨 등의 글로벌 기업에 중국 일용소비재(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시장 마케팅 전략을 조언해 왔다.

그는 중국 소비자에게 스마트폰 확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O2O와 모빌리티가 우선적인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 이사는 "소비자는 더 이상 정보를 찾기 위해 컴퓨터(PC)를 보지 않고 기업들 역시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 모바일을 주력 부문으로 삼고 있다"며 "중국은 특성상 위챗 등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 돼 있는 만큼 현지화에 입각한 전략 수립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중국인의 소비 수준이 개선되면서 나타난 '작은 사치'도 주목할 요인으로 제시했다. 전 소비재 품목의 60% 가량에서 고급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이에 편승할 경우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의 경우 몇년간 멜라닌 분유·뉴질랜드산 분유 박테리아 오염 파동이 일어나 우유, 요구르트 등 유제품 시장에서 빠르게 고급화가 진행되고 있다.

'건강'적 요인도 소비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꼽았다. 식품 고급화의 이면에는 보다 건강하고 오래 살고자 하는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기 오염 등으로 개인의 건강과 함께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인물+]월마트 조언자가 말하는 내년 중국 소비 5가지 키워드는?
리 이사는 작은 사치와 건강 요인이 결합된 히트상품 사례로 초고온에서 살균해 장기 유통 및 관리가 가능한 초고온살균법(UHT) 요구르트 제품을 예로 들었다.

그는 "광밍(光明)유업의 UHT 요구르트는 장수인구가 많은 불가리아의 이미지를 담은 패키지로, 요구르트에 '장수식품'이란 인식을 부여했다"며 "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유제품 평균 가격이 14%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노베이션도 주목할 요소로 강조했다. 기술적인 요인의 혁신 뿐 아니라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중국 시장의 경우 규모가 크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기업의 성패(成敗)가 매우 드라마틱하다"며 "2013년 뉴질랜드산 분유 오염 파동 여파로 프랑스 분유 브랜드 듀멕스의 매출은 2012년 53억위안에서 지난해 13억위안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인물로는 중국 유통기업 용후이(永輝)그룹의 장슈안송 대표(동사장)를 꼽았다. 용후이그룹은 중국 남부 푸젠성 푸저우시의 마트로 시작했다. 용후이마트는 신선식품 부문 강점이 부각되며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전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동닷컴(JD.com)을 운영하는 징동이 지분 투자에 나서 이목을 끌었다.

리 이사는 "용후이마트가 효율적인 물류 관리를 통해 글로벌기업이 상대적으로 약한 신선식품에서 강자로 떠올랐다"며 "장 대표는 40대의 젊은 나이로 교육 수준이 높지 않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군 인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기회의 땅'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들이 알아둬야 할 공략법은 무엇일까. 그는 '한류와 디지털'을 지름길로 제시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한류를 통해 한국 제품에 갖게 된 긍정적인 이미지, 온라인과 한류스타 마케팅을 잘 활용해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중국 내부에서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판세를 읽고 당시 인기있는 SNS를 적절히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한국제품은 화장품, 식료품, 영·유아제품 등에서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을 갖췄다는 이미지를 형성했다"며 "한류스타를 통해 어린시절부터 한국에 호감을 가진 소비자를 확보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이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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