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인력 쓸어가는 중국 "삼성 출신 연봉 9배 주겠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반도체 전문인력을 빼가기 위해 손을 뻗치고 있다. ‘한국에서 받는 연봉의 3~9배를 5년간 보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인사가 4일 발표되면 인력 빼가기는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최근 퇴직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이나 수석(부장급)들에게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1년 연봉의 세 배를 5년 동안 보장하겠다(1-3-5)’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핵심 인력에겐 ‘1년 연봉의 9배를 5년 동안 보장한다(1-9-5)’는 파격적인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 연봉 1억원을 받던 사람이 중국 업체로 이직해 5년 동안 일하면 45억원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자녀 학자금 지원 등 복지 혜택까지 내걸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한 관계자는 “반도체산업 육성에 나선 중국으로서는 거액이 필요한 인수합병(M&A) 못지않게 전문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최근 들어 한국 전문인력에 대한 스카우트 제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부사장급으로 일하던 C씨는 최근 대만에 반도체 컨설팅회사를 차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중국과 대만 업체를 대상으로 공정 컨설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정 노하우를 모두 알고 있는 전문가로 꼽힌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인재들이 중국으로 넘어가면 한국 반도체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선/정지은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