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전문기업 귀뚜라미가 중국 최대 태양광 업체와 손잡고 현지 공장을 설립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더라도 보일러는 10년간 관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현지 생산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귀뚜라미는 최진민 회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베이징시태양에너지그룹과 합자법인 설립을 위한 조인식을 체결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 합자법인은 베이징 인근에 대형 생산공장과 연구소를 세우고 내년 5월께부터 보일러를 생산해 판매할 예정이다.

귀뚜라미는 친환경 보일러 기술을 제공하고, 태양에너지그룹은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 등을 담당하게 된다. 양측은 공동 브랜드를 선보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할 제품은 전기보일러와 공기열보일러 등 친환경 보일러다. 귀뚜라미는 1999년 톈진에 공장을 짓고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으로는 중국 전역에 판매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새로운 현지 파트너를 물색했다. 태양에너지그룹은 베이징시 정부가 설립한 중국 최초 태양광 전문 그룹이다. 중국 전역에 유통망도 갖췄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심각한 공해 문제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며 “친환경 보일러 기술로 중국 시장을 뚫기 위해 태양에너지그룹과 협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귀뚜라미는 이번 협력이 한·중 FTA로 인한 역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중국 제품은 무관세로 국내 시장에 들어올 수 있지만 한국산 제품은 10% 관세를 10년에 걸쳐 연 1%포인트씩 내리도록 돼 있다. 보일러업계는 FTA 효과를 상당 기간 볼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선택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온돌에 적합하고 온수가 풍부한 귀뚜라미의 저탕식 보일러가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고, 공해 문제의 해결책으로 선보인 저녹스보일러에 대한 반응도 좋아 현지 진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