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가운데)과 김성태 여당 간사(오른쪽), 안민석 야당 간사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예산안 심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등 쟁점 안건에 대해 여야 간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가운데)과 김성태 여당 간사(오른쪽), 안민석 야당 간사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예산안 심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등 쟁점 안건에 대해 여야 간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30일 마무리하기로 했던 2016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법정시한을 넘겼다. 여야는 지난 30일 동안 예산안을 심사했지만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새마을운동 예산 등 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정된 국회법(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예결위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 수정된 예산안을 12월1일까지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하면 밤 12시를 기준으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여야는 우선 정부 예산안을 본회의에 올리되 본회의 처리가 이뤄지는 2일까지 수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물밑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예결위 여야 간사와 함께 브리핑을 열고 “한 달여 동안 법정기일 안에 예산안 심사를 끝내려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안타깝게도 자동 부의를 앞둔 이 시간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어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말했다.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는 이유는 여야 쟁점 예산들 때문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상임위원회에서 누리과정 지원, 역사교과서 국정화, 세월호 진상규명특별조사위원회 지원, 새마을운동 해외지원과 관련한 예산 등에 합의하지 못한 채 예결위로 넘겼지만 예결위도 여야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처리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막판까지 여야 지도부 협상이 진행돼 협상 결과를 예산안에 반영하기 위해 확정안을 유보해야 했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안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 세입 예산을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소득세법 등 예산부수법안 심사를 끝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예산안 확정 지연 이유로 꼽혔다.

이날까지 예결위 순감액 규모는 10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현재로선 순감액이 작년 수준보다 늘어날 일은 없다”고 설명했지만 추가로 최대 5000억원가량 더 깎일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 측이 TK(대구·경북)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나 대통령 예산인 새마을운동 지원사업, 나라사랑 교육 예산 등에 마지막까지 칼질을 하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TK 지역에 편향된 SOC사업 예산을 다른 지역과 균형을 맞추는 문제나 10년 전에 비해 6배나 증액된 새마을운동 해외지원 사업의 예산들을 어떻게 통폐합할지도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지난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기획재정부는 TK 지역 SOC 예산을 국토교통부 요구 액수보다 정확히 7800억원 증액해 8000억원을 배정했다”며 “반면 충청·호남지역 예산은 각각 1391억원, 569억원 줄었다”고 말했다.

수정된 예산안에 대한 증감액을 맞추는 데 최소 12~15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여야는 1일 저녁까지 심사를 끝내 최종적으로 2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예결위가 예산안의 본회의 자동부의 뒤 수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식은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결위의 예산안 심사권한은 30일 자동부의 후 소멸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예결위 차원에서 수정안을 마련하는 것은 편법이라는 지적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