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성 196, 반대 33, 기권 36 >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재석 의원 265명 중 찬성 196명, 반대 33명, 기권 36명으로 가결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 찬성 196, 반대 33, 기권 36 >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재석 의원 265명 중 찬성 196명, 반대 33명, 기권 36명으로 가결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에어컨과 냉장고 등 한국산(産) 가전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할 때 붙는 관세가 내년 1월1일부터 3%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 국회가 30일 본회의를 열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함에 따라 연내 발효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이들 가전제품에 붙는 15%의 관세율은 올해 발효일을 기점으로 1.5%포인트 낮아지고, 내년 1월1일부터는 2년차로 간주돼 또 1.5%포인트가 떨어진다. 한 달 새 모두 3%포인트의 관세인하 효과를 보는 것이다. 중국에서 팔리는 한국산 가전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5779개 품목 FTA ‘2년차 효과’

[한·중 FTA 비준] 고주파 의료기 등 958개 품목 대중 수출관세 없어진다
한·중 FTA가 연내 발효되면 이런 식으로 내년 1월1일부터 당장 2년차 관세인하 효과를 보는 한국산 대(對)중 수출품목은 5779개에 달한다. 한·중 FTA 협상 결과에 따른 중국의 8194개 양허품목 가운데 관세 즉시철폐 품목을 제외하고 5년에서 20년 사이에 순차적으로 관세가 낮아지는 품목이다.

당장 소형 가전제품이 받는 혜택은 두드러질 전망이다. 소형 가전제품은 한·중 FTA 협상에서 대부분 10년 내 관세철폐 품목으로 양허됐다. 현재 관세율이 최고 15%인 500L 이하 냉장고와 에어컨, 전기밥솥 등은 10년간 1.5%포인트씩 관세가 떨어지도록 돼 있다. 한·중 FTA가 연내 발효되면 2년차가 되는 내년 1월부터는 관세가 3%포인트 떨어진 12%만 붙는다. 10㎏ 이하 세탁기와 진공청소기, 주방유리용품 등도 한 달 뒤인 1월1일부터는 관세율이 현재 10%에서 8%로 낮아진다.

기계 부품 중에서도 대중 수출 규모가 큰 품목들은 2년차 혜택을 톡톡히 볼 것으로 분석된다. 2012년 기준으로 22억3195만달러를 중국에 수출한 항공기 부품인 열교환기는 현재 10%의 관세율이 한 달 뒤인 1월1일부터는 6%로 크게 낮아진다. 열교환기는 5년 내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다.

그러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나 액정디바이스부품 등은 한·중 FTA가 연내 발효돼도 내년 1월1일부터 관세인하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LCD패널은 10년 관세철폐 품목으로 합의됐지만 9년차부터 관세철폐 절차에 들어가도록 돼 있다. 2022년까지는 현재 관세율인 5%가 유지된다. 2023년 2.5%로 떨어졌다가 2024년에야 관세가 사라진다.
[한·중 FTA 비준] 고주파 의료기 등 958개 품목 대중 수출관세 없어진다
◆L형강 항공등유는 즉시 관세철폐

한·중 FTA 발효일부터 관세가 완전히 없어지는 품목도 있다. 대중 수출품목 중에선 958개 품목, 공산품 중에선 796개 품목이 해당한다. 현행 관세율이 9%인 항공등유(제트유)를 비롯해 밸브부품(관세율 8%), 폴리우레탄(6.5%), 견사·마사(6%), 플라스틱금형(5%), 고주파의료기기(4%), 건축용목제품(4%), 철 및 비합금강 L형강(3%) 등이 대표적이다.

항공등유는 2012년에만 42억달러 넘게 중국에 제품을 수출한 품목이다. 같은 해 3억달러를 중국에 수출한 스위치부품도 현행 7% 관세가 한·중 FTA 발효 즉시 사라진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으로 25%의 높은 관세를 물고 있는 승용차와 기어박스 핸들 클러치 등 자동차부품(관세율 10%), 컬러TV(30%), 유기발광다이오드(OLED·15%) 등은 한·중 FTA 관세 인하 대상에서 빠져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총 310개 제품도 국내산으로 인정을 받아 중국 수출 때 특혜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