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F1경기장. 한경DB
영암 F1경기장. 한경DB
전라남도가 올해에 이어 내년 포뮬러원(F1) 대회 개최를 포기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거액의 위약금 분쟁에 휘말릴 위기에 놓였다.

전라남도 F1조직위원회는 “11월 말이 시한인 2016년 F1 대회 신용장을 개설하지 않기로 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조직위 측은 “F1 대회 주관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에서 내년 대회 신용장 개설, 위약금 협의와 관련한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계약상 마지막 대회인 내년 F1은 치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FOM 측이 대회 개최를 요구해오면 개최권료를 협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지금은 시한이 촉박해 대회를 열 수 없다는 게 조직위 측 설명이다.

조직위는 대회 미개최에 따른 600억~900억원의 위약금 부담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FOM 측은 2015년 대회를 열지 않은 것과 관련, 지난 2월 조직위에 계약 위반 계고장을 보냈다. FOM 측은 이 문서에서 “조직위가 지난해 11월 말까지 2015 대회 개최권료를 지급하기 위한 계좌를 외국(영국)은행에 개설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계약 위반”이라며 위약금을 내라고 주장했다. 올해 두 차례 협상을 통해 위약금을 줄였지만 양측 견해차는 여전하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위약금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국제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라남도는 영암에서 열린 F1 대회를 위해 2009년부터 총 8752억원을 투자했지만 4년간의 대회 개최와 1년간의 임대로 얻은 수입은 1185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