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30일 오후 5시7분

한화테크윈이 보안사업 부문을 분할해 자회사를 세우고,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폐쇄회로TV(CCTV) 사업을 하는 보안사업 부문을 분리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영업역량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한화테크윈의 4개 사업부문 가운데 CCTV 등을 제조하는 보안사업 부문을 분할해 새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후 경영권을 넘기지 않는 수준(최대 49%)에서 신설법인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한화테크윈은 보안사업 부문 이외에 항공기 엔진과 부품을 만드는 엔진사업 부문, 자주포를 생산하는 특수 부문, 반도체장비를 제조하는 정밀제어부문 등 4개 사업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보안사업 부문은 한화테크윈 전체 매출(작년 2조6918억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보안사업 부문의 지분을 팔면 신설법인은 상당 규모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한화테크윈은 유입되는 현금을 신설법인의 재무구조 개선과 영업역량 강화 등에 사용한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보안사업부문 분할은 최근 수년간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가 심화되는 상황에 대응하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려는 목적에서 추진 중”이라며 “유치된 투자금은 CCTV 사업 투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이 이런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이 사업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4월 ‘알짜’였던 반도체 부품사업을 해성디에스로 양도하면서 작년에 969억원의 손실을 냈다.

한화테크윈의 민수(民需)부문인 보안사업 부문과 정밀제어 부문은 올 들어서도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2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금 사정도 안 좋아졌다. 2분기 말 기준 801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은 3분기 말 2619억원으로 늘어났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안사업 부문이 단기간에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에선 보안사업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을 지난 6월29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보안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산업용 장비와 로봇사업에 진출한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한화테크윈은 1일 사업부문별 대표 체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종현/정영효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