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 배당' 현대백화점, 곳간 여나
신규 출점을 마무리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끝낸 현대백화점이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에 강세를 나타냈다.

현대백화점은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3.64% 오른 12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기관이 4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밀어올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현대백화점이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9년부터 외형 확장에 나선 현대백화점은 올해 경기 판교점을 끝으로 백화점 신규 출점을 마무리지었다”며 “투자가 일단락된 만큼 현금성 자산이 불어나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신규 출점에 연평균 3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대규모 설비투자 여파로 주주 배당에는 다소 인색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배당성향(현금배당금 총액/당기순이익)은 6%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성향(20.5%)을 크게 밑돌았다.

NH투자증권은 배당금의 원천인 현대백화점의 잉여현금흐름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에서 각종 비용과 세금, 설비투자 비용 등을 빼고 남은 돈이다. 이 증권사는 현대백화점이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연간 잉여현금흐름이 현재의 1000억원대에서 5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백화점이 축적된 현금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