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제 성창산업 대표가 ‘황토세라믹 불판’의 기능 을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박창제 성창산업 대표가 ‘황토세라믹 불판’의 기능 을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박창제 성창산업 사장은 2009년 한 미용기기 업체에서 부품 공급을 요청받았다. 머리 모양을 낼 때 쓰는 고데기의 발열판을 황토세라믹으로 코팅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자동차 부품 표면 처리만 30여년을 해온 박 사장은 코팅 기술에 자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원적외선이 나와 열 전도율이 높으면 불판으로 써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 사장은 곧바로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2011년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고기·생선 노릇노릇 구워져”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으로 선정된 성창산업의 ‘황토세라믹 불판’은 얇은 알루미늄 포일 위에 황토세라믹 가루를 입혀 코팅한 것이다. 프라이팬이나 불판 위에 깔아놓고 쓰는 제품이다. 박 사장은 “고기와 생선이 눌어붙지 않고 잘 익는다”고 설명했다. “황토세라믹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열을 빠르게 전달해 재료의 겉과 안이 노릇노릇 잘 구워진다”는 것이다. 그는 “태우지 않고 육즙을 고스란히 보존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으로 조리하면 몸에 좋지 않은 중금속이 나올 수 있다”며 “이때도 황토세라믹 불판을 올려 놓고 쓰면 좋다”고 했다. 코팅이 벗겨졌어도 아까워서 못 버리는 프라이팬이 집에 있다면 이 제품을 활용해 다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고기 굽는 불판이나 그릴은 닦는 게 가장 힘든데 이 제품을 깔면 수고를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판을 청소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덕분에 고깃집에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불판 닦는 업체에 돈을 주고 맡기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에서다. 박 사장은 “황토 성분이 고기 냄새와 생선 비린내를 잡아준다”고 했다.

◆“홍콩에서 대량구매 주문받아”

박 사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알리고 있다. 이전에는 인터넷 쇼핑몰에 제품을 올려 놓거나 아는 사람을 통해 조금씩 파는 게 전부였다. 광고나 마케팅에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전시회에 나가 외국 바이어와 만나는 등 판매망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금이 나와 큰 부담이 안 돼서다.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소비재 전시회 ‘홍콩 메가쇼’에 출품해 성과를 내기도 했다.

박 사장은 “홍콩에서 2만5000개를 한꺼번에 주문하는 등 해외에서 오히려 반응이 더 좋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선 케이블방송으로 판매하자는 제안이 왔고, 독일 유명 주방기기 업체에서는 샘플 테스트를 하겠다고 제품을 가져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제품을 다양한 형태로 내놓을 계획도 세웠다. 유럽은 포도주 보관용으로 적합하다는 조언을 듣고 실제 가능한지 검토 중이다. 전자레인지에 넣을 수 있게 소재를 알루미늄이 아니라 종이로도 만들기로 했다.

박 사장은 “한 번도 못 써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며 “제품에 자신이 있어 연 1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 △아가프라-매직빨대컵 (031)234-9753 △주니랩-미니드론 1599-4729 △해올-LED 스마트지팡이 (063)851-8652 △성창산업-황토세라믹 불판 (055)298-0574


창원=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