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아시아 첫 4가 독감 백신 개발 성공
녹십자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4가 독감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4가 백신은 세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사노피 메드이뮨 등 3개 회사만 제품을 내놓은 최신 백신이다. 1회 접종으로 네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 기존 3가 백신을 맞고도 B형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2012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청(EMA) 등은 4가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녹십자(대표 허은철)는 4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의 품목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얻었다고 26일 발표했다. 아시아 제약회사 가운데 4가 독감 백신 허가를 받은 곳은 녹십자가 처음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4가 독감 백신은 GSK가 올해부터 판매 중인 ‘플루아릭스테트라’가 유일하다. 국내에서는 녹십자와 SK케미칼이 나란히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하고 상용화를 준비해왔다. SK케미칼의 4가 백신도 조만간 허가가 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녹십자의 4가 백신 허가는 독감 백신 분야에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 격차를 줄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녹십자의 독감 백신은 해외시장 진출 5년 만인 지난해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독감 백신 입찰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내년부터 4가 백신을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WHO에 4가 독감 백신의 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