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처럼 탱글탱글…두리두리, 즉석밥 신흥 강자로
김상현 두리두리 대표(사진)는 2012년 말 즉석밥 시장에 뛰어들었다. 답보상태인 매출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998년 창업한 두리두리는 미숫가루, 선식 등 식사 대용식과 곡류 가공식품을 생산했다. 한때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불티나듯 팔렸지만 성장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경쟁 업체들이 속속 생겼다. 저가 경쟁 말고는 답이 없었다. 매출은 50억원대 중반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두리두리는 2010년부터 한국식품연구원 등과 집밥과 비슷한 식감을 가진 ‘복원용 즉석밥’ 연구개발(R&D)을 해왔다. 딱딱하게 말린 밥알을 뜨거운 물, 전자레인지 등으로 3~5분 정도 데우면 밥이 되는 방식이다. 복원 방식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직접 지은 밥처럼 식감을 살리면서 미생물 번식 위험을 없애기 위해 2년간 연구에 매달렸다. 2012년 말 제품 개발을 마치고 특허를 등록했다. 김 대표는 “일반 가정에서 짓는 밥과 식감에서 별 차이가 없다”며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국밥과 비빔밥 형태로 가공이 쉬운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양산을 위해 자금이 필요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사업전환 지원사업에 신청했다. 총 7억원을 지원받았다. 약 2억원은 생산시설 구축에 쓰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에 보탰다.

2013년 판매에 들어갔다. 아웃도어 인구와 나홀로 가구의 증가세를 눈여겨본 식품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오뚜기, 농심, 동원홈푸드 등 컵밥·컵국밥을 내놓는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즉석밥 제품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들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지난해 5월에는 복원용 즉석밥 전용공장을 준공했다. 매출은 지난해 65억원으로 3년 전보다 20% 이상 뛰었다. 최근에는 판로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다음달 군 매점에 비빔밥 제품을 납품할 예정이다. 이마트와도 OEM 생산을 협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근 자체 브랜드 제품 판매도 시작했다”며 “중국과 중동 수출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사업전환 지원사업은 외부환경 등의 변화로 경쟁력이 떨어진 중소업체의 재기를 위한 것이다. 중기청과 중진공은 업종을 전환하거나 추가하는 데 필요한 시설·운전자금을 정책자금 기준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한다. 지난해 자금을 지원받은 300여개 업체는 전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 매출과 종업원 수가 전년 대비 각각 32.5%, 19.7% 늘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