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새해 시무식 날짜를 ‘1월 첫 근무일’이 아닌 ‘9월’로 바꿨다. 통상적인 기업 시무식에 비하면 석 달이나 이르다. 패션·외식·유통 등 주요 사업 성수기인 연말, 시무식 준비에 역량을 낭비하는 것을 없애자는 취지에서다.

이랜드는 올해부터 모든 계열사가 ‘매년 9월1일부터 이듬해 8월31일까지’를 기준으로 연간 사업계획을 짜도록 했다. 각 계열사의 2016년 시무식도 지난 9월 초에 모두 마쳤다.

지금까지 이랜드는 ‘다른 기업보다 한발 앞서가자’는 뜻에서 사업계획을 ‘매년 12월1일부터 이듬해 11월30일까지’를 기준으로 세웠다. 시무식도 매년 12월 첫 근무일에 열었는데 이를 두 달 더 앞당긴 것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4분기는 패션·외식·유통 등의 일선 매장마다 연말 영업을 강화하느라 가장 바빠지는 시기”라며 “새해 준비는 미리 마치고 연말에는 본업에 집중하려고 방침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연말 영업에 집중하기 위해 오랜 전통인 ‘송 페스티발’의 개최 방식도 올해부터 바꾸기로 했다. 사내에서 ‘송발’로 불리는 이 행사는 매년 12월 주요 계열사 임직원이 팀을 이뤄 참가하는 노래 경연대회로, 박성수 회장이 빠지지 않고 참석해 직접 시상할 만큼 비중있는 행사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업 부문별로 분리 개최하는 등 사실상 축소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랜드가 연매출 10조원대 규모로 성장한 만큼 사업계획 수립이나 운영 측면에서 ‘부문별 책임경영’을 강화하자는 박 회장의 방침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