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인하대(IUT) 학생들이 도서관 자유학습공간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재학생의 요구로 밤 12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IUT 제공
타슈켄트인하대(IUT) 학생들이 도서관 자유학습공간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재학생의 요구로 밤 12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IUT 제공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해 10월2일 개교한 ‘타슈켄트인하대(Inha University Tashkent·IUT)’가 개교 1년 만에 우즈베키스탄의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인하대의 학사운영 시스템을 100% 적용한 이 대학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현지 정보기술(IT) 기업이 벌써부터 이 대학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일 정도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이 대학의 정보통신공학과 컴퓨터공학 등 두 개 학과를 네다섯 개로 늘리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지에서는 “이 대학은 초저녁에 불이 꺼지는 다른 대학 및 연구소와는 달리 공부하는 학생들로 밤 12시까지 불을 밝히는 등 현지 학습 분위기를 바꿔놓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교육 시스템 수출에 관심 있는 국내 10여개 대학도 ITU의 성공에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교육한류' 심은 타슈켄트인하대…우즈베크 '명문대' 되다
IUT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부지 및 건물 출연과 운영비를 부담하고 인하대가 교수와 입학, 교과목, 학사관리 등 모든 교육과정을 책임지는 IT 전문 4년제 대학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위탁을 받았지만 인하대가 모든 교육과정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우즈베키스탄 내 인하대’라고 할 수 있다.

이승걸 IUT 사업단장(정보통신공학과 교수)은 “현지 고교와 대학들은 교과목이 한국보다 훨씬 적고 과제도 별로 없는 데다 수업은 오후 1~2시께 끝나고 도서관이나 실험실은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IUT에 인하대의 교육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한 것은 파격적”이라고 말했다. 수업시간을 늘리는 등 강도 높은 학습에 과제도 많아 방과 후 도서관에서 공부할 수밖에 없는 학습 분위기를 조성했다. 공부하는 학생만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교 1년이 지난 지금 IUT에 대한 현지 반응은 매우 좋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국민들은 IUT를 가장 신뢰하는 ‘명문대학’으로 평가하고 있다. “돈만 있으면 원하는 대학과 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현지 대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놨다. IUT는 입학시험부터 중간·학기·졸업시험까지 공정하고 엄격하게 관리한다. 수업과 실험실습 등 교육프로그램을 인하대와 똑같은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한다.

이 단장은 “IUT는 청탁과 부조리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시험에 대해 시험종료 즉시 시험지를 복사해 놓고, 답안지를 인하대 본교로 가져와 채점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재학생들이 인하대에서 수업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UT는 정보통신공학과와 컴퓨터정보공학과 등 두 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입시 때 입학정원을 95명 늘린 245명을 선발해 1, 2학년생의 총 인원은 356명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현지 국민의 요구로 정원을 늘렸다. 내년 신학기에는 물류학과를 추가한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앞으로 정원을 더 늘리고 4~5개 학과를 추가로 개설하는 IUT육성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UT 학생들은 우즈베키스탄 소프트웨어경진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이처럼 우수한 성적을 내자 현지 주요 IT기업들은 우수 인재 선점을 위해 2학년생을 인턴으로 선점하고 있다. 학생 30여명이 이미 인턴으로 채용됐다. 최순자 인하대 총장은 “IUT의 성공 사례는 남미국가에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제도적·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면 국내 고등교육 프로그램 수출 길이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