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인들이 주로 시간제로 이용하는 값싼 숙박업소인 ‘러브호텔’이 배낭족이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호스텔로 바뀌고 있다고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일본 러브호텔 수는 2010년 6259개에서 2013년 5940개로 319개(5.1%) 감소했다. 일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일본 젊은 층 인구는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지난 10월까지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163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2% 급증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관광객 수를 넘어 사상 최대다. 엔화 약세와 중국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일본 정부는 ‘2020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치’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반면 저출산 고령화로 일본 젊은이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일본 20대 인구는 2010년 1800만명에서 2013년 1300만명으로 감소했다. 젊은이들은 전통적으로 작고 혼잡한 가정집에서 벗어나 시간 단위로 객실을 빌려 사용하는 러브호텔을 즐겨 이용했다고 FT는 전했다. 도쿄 아사쿠사 지역에서 러브호텔 3개를 사들여 호스텔로 전환한 고자와 히로시는 FT에 “호스텔을 추가로 열고 싶지만 러브호텔이 시장에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숙박시설 부족이 심각해지자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후생노동성과 국토교통성은 개인이 소유한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돈을 받고 관광객에게 빌려주는 민박을 내년 4월부터 일본 전역에서 허용할 방침이라고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현재는 숙박업법상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관광특구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