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스텐스. 사진=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해스텐스. 사진=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지난 12일 서울 잠실동 롯데백화점 잠실점 10층에 있는 해스텐스 플래그십스토어. 매장에 들어서니 침실로 꾸며놓은 작은 방이 눈에 들어온다. 해스텐스 제품을 체험해 보고 싶으면 언제든 방문해 30분 내외로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다. 불을 끄고 눕자 백화점 매장이 아니라 편안한 호텔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급이 다른 침대, 잠의 질 높이다
양의길 해스텐스 플래그십 스토어 실장은 “체험을 하러 오는 경우가 매일 최소 2건 이상”이라며 “침구류를 제외한 침대 평균 가격이 2000만원에서부터 시작하는 최고급 브랜드지만 월평균 매출이 1억원 정도로 꾸준하다”고 말했다.

숙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명품 침대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평균 가격이 50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침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7%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일반 침대 매출 증가율 2.1%의 7배를 웃돈다.

침대는 매트리스와 매트리스를 받쳐주는 프레임, 매트리스 위에 요처럼 올려 사용하는 토퍼 등으로 구성된다. 제일 중요한 건 매트리스다. 사람이 누웠을 때 척추가 일자가 되도록 엉덩이와 어깨 쪽은 내려가고, 허리 쪽은 단단히 받쳐줘야 하기 때문에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워야 한다. 매트리스는 단순해 보이지만 스프링과 내장재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해스텐스는 스웨덴 왕실에 납품하는 명품 침대 브랜드다. 매트리스에는 말총 순면 양모 등 천연소재만 사용한다. 통풍과 습도 조절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말총을 끓는 물로 세탁해 살균작업을 거친 뒤 섭씨 140도에서 4배 압력으로 건조해 사용한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숙련된 장인의 손으로 세심하게 완성해 잠자는 동안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해스텐스 측은 설명했다. 스프링 등 매트리스에 문제가 생기면 25년 동안 무상으로 수리·교환해준다. 침대 매트리스 옆면까지 박음질을 해 오래 사용해도 모양이 변하지 않는 ‘오로리아’(3262만원)가 대표 상품이다.

‘침구업계의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영국 사보이어는 이미 제작한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주문한 사람의 체형,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해 맞춰준다. 매트리스에는 말총 중에서도 길고 유연한 고급 재료인 말 꼬리를 사용하며 순면, 양모 등 천연 재료만 넣는다. 가장 고가 라인의 ‘NO1베드(1억5000만원 이상)’는 숙련된 장인이 120시간 이상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그리스의 침대 브랜드인 ‘코코맡’은 토퍼, 톱 매트리스, 매트리스 본체, 베드 매트리스 등 4개의 매트리스를 사용한다. 침대가 받는 압력, 충격 및 무게를 동등하게 나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매트리스에는 스프링을 비롯한 금속 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대신 천연고무, 해초, 말총, 코코넛 섬유 등 천연소재를 쓴다. 발, 머리, 몸통별로 천연소재 조합을 다르게 한 ‘피타고라스 침대’(3300만원)가 대표적이다.

스웨덴의 침대 브랜드인 ‘덕시아나’는 스프링을 자체 생산해 일일이 손으로 조립한다. 가슴, 허리, 엉덩이 부분을 다른 하중으로 떠받칠 수 있도록 3단으로 구분된 ‘DUX212’(2586만원대)가 주력상품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