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텐 벨루어 "핵심 기능 살린 정직함이 좋은 디자인"
“좋은 디자인은 간결하고 정직한 디자인입니다.”

LG전자 ‘디자인 자문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덴마크 산업 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사진)는 최근 LG전자 서초연구개발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벨루어는 iF 디자인 어워드, 굿 디자인 어워드 등 최고 권위의 디자인상을 받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다. 고급 가전 뱅앤올룹슨 제품을 디자인해 이름을 알렸다. 작년부터 LG전자 디자인 자문단의 일원으로 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에 관여하고 있다.

벨루어는 “복잡한 기능을 많이 적용하기보다는 핵심 기능만 간결하게 구현한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소재는 “정직해야 한다”고 했다. “애써 꾸미려하기보다 소재 본연의 내재적인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소재가 나무라면 페인트 등을 칠해서 인위적으로 색을 입히기보다 나무 특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것이 정직한 디자인이라고 했다. 이는 최근 한국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북유럽 특유의 디자인 철학이기도 하다.

LG전자는 LG그룹의 ‘초(超)프리미엄 디자인 경영’의 일환으로 작년 10월 자문단을 꾸렸다. 벨루어는 “LG전자가 한 차원 더 높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때로 디자인이 다른 요소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자문단에 참여한 뒤 그는 10여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LG전자 상품기획팀 디자인팀 등과는 매일 소통하고 있다. 벨루어는 “가끔은 불손해보일 정도로 솔직하게 의견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LG전자와의 협업은 “심장 뛰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제품 종류가 다양한 데다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있어 새로운 작업에 도전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가 디자인을 컨설팅한 제품은 내년께 출시될 예정이다.

그는 “디자인 영감은 대부분 쉬는 시간에 반짝 떠오른다”고 했다. “근무시간엔 긴장해서 떠오르지 않던 아이디어가 아내와 차를 마시거나 좋은 음악을 듣다가 생각난다”며 미소 지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