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마윈의 기백에 매료된 손정의
1999년 10월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만났다. 손정의가 중국 베이징을 찾았을 때다. 마윈이 알리바바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 지 6분 만에 손정의는 “당신 회사에 투자하겠습니다. 얼마가 필요하신가요”라고 물었다. 마윈은 대답했다. “나는 지금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아해진 손정의가 “왜 자신을 찾아왔느냐”고 묻자 마윈이 답했다. “당신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나를 만나보려는 사람이 있다기에 와 본 것입니다.”

작가 이채윤이 쓴 《알리바바 경영천재 마윈과 손정의의 윈윈게임》에서 두 사람의 만남과 관계, 경영철학, 성공 비결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손정의는 ‘6분 담판’에서 마윈의 기백을 봤고,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알리바바 최대주주인 손정의는 마윈에게 단순한 투자자가 아닌 멘토였다. 2003년 초, 새 사업을 구상하던 마윈에게 소비자 간(C2C)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가능성을 알려준 것도 손정의였다. 손정의는 야후재팬이 일본에서 어떻게 이베이를 물리치고 온라인 쇼핑시장 1위를 차지했는지 설명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사이트 타오바오는 그렇게 탄생했다.

저자는 “손정의처럼 생각하고 마윈처럼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손정의는 ‘70% 법칙’을 강조한다. 승률이 100%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70%만 넘으면 싸움터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을 과감히 접을 때도 이 법칙은 유효하다. 마윈의 성공 비결은 강력하고 효율적인 추진력이다. 마윈은 “삼류 아이디어보다 일류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