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로서 부끄러워"…당 소속 박원순 업적 공개비판
朴"시민참여로 만들어…어느 브랜드도 처음에 환영못받아"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31일 서울시의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 "더 이상 조롱당하며 서울사람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다시 시작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인 손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디자인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디자이너로서 저는 솔직히 부끄럽다"며 서울시 브랜드인 'I.SEOUL.U(아이.서울.유)'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손 위원장은 광고계 현장에서 일하면서 소주 '처음처럼', '종가집 김치' 등의 이름을 지어 명성을 날렸다.

손 위원장은 "단어들을 억지스럽게 나열해 쉬운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무슨 뜻인지 헷갈리게 돼 있다"며 "설명을 들어도 납득이 잘 되지 않는데 전문가인 제가 납득이 쉽지 않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이 프로젝트의 1차 심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관심 있게 결과물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만일 제가 마지막 심사에 참여했다면 목숨을 걸고 이 안이 채택되는 것에 반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이서울'도 그저 오래 써 왔을 뿐, 깊이가 있거나 서울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브랜드는 아니었다"면서도 "다시 하기 어렵다면 그냥 하이서울로 당분간 때우시던가 차라리 브랜드 없이 지내시기를 충고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손 위원장이 당 소속 지자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브랜드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당에 들어왔다"고 말한 적이 있는 손 위원장이 이처럼 박 시장을 공격한 데 대해 '문재인 편들기를 위한 노골적인 흠집내기'라는 비판과 함께 여당측에 박 시장을 공격할 빌미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가 서울의 브랜드가치를 스스로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다.

행정력과 예산낭비의 대표적 사례"라며 비판한 바 있다.

손 위원장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페이스북에 "박 시장을 폄하하기 위해 언론이 일부러 트집 잡는다고 하는 당내 의견도 들었지만, 이 일은 정치와 관련 없는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에 관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도 즉각 대응했다.

박 식장은 이날 서울 명동역 인근에서 열린 '일자리 대장정' 행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새 브랜드 선포는 시민이 다 한 것으로 무려 1만 7천여 개의 응모가 접수됐고 전문가가 도움을 주긴 했지만, 시장도 일체 관여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브랜드를 만드는 것 자체가 획기적인 방식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이어 "어느 브랜드도 처음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I♥NY(아이 러브 뉴욕)'도 뉴욕시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으로 서울도 위상이 높아지고 홍보가 될수록 브랜드의 의미가 확장성을 더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이정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