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보험·카드 자동납부 계좌를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 2단계 서비스가 30일부터 금융결제원의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인 페이인포(www.payinfo.or.kr)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금융결제원과 16개 은행은 지난 7월 자동이체 계좌 조회·해지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이날부터 계좌변경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해 자동이체 건수는 26억1000만건, 금액은 800조원에 달했다. 은행은 기존 고객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여러 은행에 분산된 통신비, 보험료 자동이체 계좌를 한 계좌로 통합하거나 다른 은행으로 간단히 옮길 수 있게 된다. 2단계 계좌이동제 서비스 활용법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받았는데…계좌이동 해도 될까요?"
▷계좌이동제는 어떤 서비스인가.

“자동납부 계좌를 소비자가 손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지금은 통신비, 카드이용료 등 자동납부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려면 소비자가 직접 통신회사, 카드회사 등에 계좌 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페이인포에서 간단히 바꿀 수 있다.”

▷페이인포 이용 방법은.

“별도 회원가입 절차 없이 공인인증서로 등록한 뒤 옮기고 싶은 자동납부 항목, 변경할 은행과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계좌변경은 신청 후 5영업일 이내에 처리된다. 내년 2월부터 페이인포뿐 아니라 은행 지점, 인터넷뱅킹으로도 계좌를 바꿀 수 있다. 계좌변경 신청은 은행 영업일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할 수 있다.”

▷페이인포를 통해 모든 예금계좌를 변경할 수 있나.

“아니다. 은행 계좌만 해당된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우체국 계좌는 안 된다. 은행 계좌 중에서는 정기 예·적금과 펀드 계좌를 제외한 수시입출금식 예금 계좌만 변경할 수 있다. 수시입출금식 계좌를 통해 급여이체를 받는 경우 해당 계좌에 설정된 자동이체 항목을 다른 은행 계좌로 옮길 수 있지만 급여이체 계좌 자체를 바꾸는 건 안 된다.”

▷이체계좌를 변경할 수 있는 자동납부 항목은.

“당장은 보험료, 카드대금, 통신비 자동납부 계좌를 바꿀 수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은 올 12월 말부터 신문 및 우유대금, 학원비, 공과금(전기·수도·가스요금) 등의 항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내년 6월부터 7만여개 요금청구기관의 자동이체 항목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계좌 변경 시 유의해야 할 점은.

“경우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A은행 계좌를 통해 통신비 등을 자동이체하면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이 소비자가 자동이체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바꾸면 0.3%포인트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 따라서 기존 거래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전세금대출 등을 받은 소비자는 우대금리 적용요건을 꼼꼼히 따진 뒤 계좌변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계좌변경 신청을 하면 100% 받아들여지나.

“아니다. 자동이체 출금기간 중 신청하거나 요금청구기관과 자동납부 계약을 맺지 않은 은행 계좌로 옮기면 계좌변경이 안 될 수 있다. 통신비 자동납부 출금일이 매달 25일인데, 24일 계좌변경을 신청하면 처리가 안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납부 변경 계좌를 잘못 입력했다면.

“신청 당일 오후 5시까지 취소하면 된다. 당일 취소를 못했다면 기존 계좌 자동납부 출금일로부터 7영업일 이전에 취소하고 재신청하면 된다.”

▷거래계좌를 바꿨는데 기존 은행이나 요금청구기관의 과실로 미납·연체되는 피해를 봤다. 구제받을 수 있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과실이 없다면 미납·연체 이력을 삭제하고 연체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