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기술 쓰나미' 몰아치는 지금이 꿈을 실현할 적기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 소프트웨어 중심의 컴퓨팅 개념을 만들어낸 마이크로소프트, 전자상거래로 전통적인 소매업의 개념을 바꾼 아마존, 전기자동차로 자동차의 미래를 제시하는 테슬라. 이들 기업은 이전에 결코 볼 수 없었던 혁신적 비즈니스를 창출해 성공했다. 충성스러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문샷》은 이처럼 고객을 중심으로 한 성공적이고 파괴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한 기업들을 분석해 불가능해 보이는 혁신적 사고를 이뤄 나가는 것을 뜻하는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을 하는 법을 전한다. 이 말은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달을 조금 더 잘 보기 위해 망원경의 성능을 높이는 대신 아예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개발하겠다고 생각한 것에서 유래했다.

저자인 존 스컬리는 펩시콜라와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기업인이다. 1970년대 사활을 건 ‘콜라 전쟁’이 벌어질 때 눈을 가리고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맛을 비교하는 마케팅인 ‘펩시콜라 챌린지’의 총책임자였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이 마케팅 콘셉트에 감명받아 스컬리에게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낭비하고 싶습니까,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꿔보고 싶습니까”라며 애플 CEO로 와 달라고 간청했다. 스컬리는 “당시 잡스가 만들려는 맥킨토시 컴퓨터와 프로젝트가 바로 ‘문샷’이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문샷은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창립자의 비전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비전은 매출이나 이익으로 측정되는 어떤 목표가 아니라 꿈을 현실로 이루고자 하는 원대한 대의명분이다. 잡스의 대의명분은 컴퓨터가 르네상스시대의 출판 인쇄술처럼 사람들을 모든 종류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눈뜨게 해줄 개인용 미디어 기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는 모두가 사용하고 싶어하는 근본적인 소프트웨어를 고안하고 발전시키는 것에 목표를 뒀다.

저자는 왜 지금이 역사상 문샷 비즈니스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시기인지 설명한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무선 센서, 빅데이터란 네 가지 기술이 빠르게 융합되며 ‘기술 쓰나미’를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모바일 기기는 이미 수십억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 수백억 개의 소형 무선 센서가 엄청난 양의 상호 연관된 데이터를 생산하게 된다. 이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행동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예측하며, 더 나은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스컬리는 이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회사와 기업가가 위대한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런 새로운 유형의 기업가를 ‘적응형 혁신가’라고 부른다. 디지털 기술의 기하급수적 성장으로 모든 산업이 변화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행객에게 자기 집에 남아도는 방을 빌려주는 것에서 출발해 글로벌 숙박 공유 네트워크로 성장한 에어비앤비나 자동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는 기존 산업의 재정립을 통해 탄생했다. 저자는 이런 변화를 겪게 될 산업은 사실상 끝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큰 성공을 가져오는 문샷 비즈니스를 어떻게 창출할 수 있을까. 저자는 “경제적인 힘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동하고 있다”며 “예외적인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에게는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는 “이들은 소셜 미디어의 지속적인 정보 공급을 지원받으며, 계속된 불황으로 선천적인 회의론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특징이 적응형 혁신가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