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후 첫 공식 행사로 스타트업 만나…차세대 기술로 머신러닝 강조
정부 주도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는 '우려'…"한국 기업과 긴밀히 협력"

"인생은 짧습니다.지금 바로 창업하세요."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29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국내 첫 공식 행사로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에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세계 최대의 인터넷검색 서비스업체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29일 오전 강남구 구글 캠퍼스 서울을 방문, 창업가 등을 대상으로 토크 콘서트를 열고 강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세계 최대의 인터넷검색 서비스업체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29일 오전 강남구 구글 캠퍼스 서울을 방문, 창업가 등을 대상으로 토크 콘서트를 열고 강연하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사람, 음식, 열정적인 에너지 등 한국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은 최고 속도의 인터넷과 LTE 등을 기반으로 모든 사람이 연결된 사회"라며 "최고 인재들이 성공하려면 차세대 사업가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해 구글 캠퍼스를 서울에 열었다"고 소개했다.

슈미트 회장은 수백 명의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국내 많은 청년들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불안해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젊었을 때는 나이가 더 들어서는 할 수 없는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며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에는 "한국에 기반을 두면서 한국의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한 제품을 만든 기업이 성공한다"며 "세계의 리더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에서 창업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의 교육열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면서 "한국이 강력한 산업국가로 성장한 발판이 된 이런 교육 시스템을 전 세계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슈미트 회장은 한국의 정부 주도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대해 "정부가 많은 위험을 부담하려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스타트업은 실패를 해야 많은 것을 배우고 경쟁자를 이길 수 있다"며 "정부가 민간(private) 조직을 만들어 스스로 배우고 깨닫도록 하는 동시에 세제 혜택과 교육 분야 투자, 여성의 사회진출 등을 동반해야 제대로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의 수장으로서 차세대 기술과 미래에 대한 시각도 공유했다.

슈미트 회장은 "이미 5년 전 모바일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앞으로 5년은 정말 더 모바일만 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이라며 "특히 무인자동차나 의료검사, 판독 등 머신러닝 기술은 헬스케어, 교육 등 모든 산업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머신러닝 관련 프로젝트를 100여개 이상 진행 중이며 대표적인 것이 구글포토"라며 "한국에서 만난 여러 창업가들이 이런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한국이 강자가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슈미트 회장은 한편 10∼15년 후 미래에는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성장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기도 했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인구 다수가 빈곤층에서 중산층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많은 부를 창출하고 삶을 개선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한국의 사례를 보면 경제적 성장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을 개선하는지 알 수 있다"며 "이런 경제 발전과 함께 기술 혁신이 이뤄지면서 유전학이나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과의 협력 관계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모바일 기술이 많이 개발됐고 안드로이드 생태계도 잘 구축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 많은 성공을 거뒀고 삼성, LG 등 모바일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