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는 훨씬 더 많을 수도…찾아낸 은닉재산은 1천200억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조희팔(58) 일당의 사기 규모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이 중국에서 검거되면서 사기 피해 규모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조원대니 4조원대니 하는 얘기를 거쳐 최근에는 8조원대에 달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 단체의 주장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것일 뿐 공식적인 수치는 아니다.

지금까지 공식 집계된 피해액은 약 2조5천620억원으로, 피해자 수는 2만4천599명이다.

지난 4월 조희팔 관련자 측근 11명에 대한 1심 재판 판결문에는 "22개 불법 다단계 유사수신업체 회장인 조희팔 등은 2004년부터 2008년 10월 31일까지 대구, 인천, 부산 등 지역에서 2만4천599명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약 2조5천620억원 규모의 금융다단계 상습사기 범행을 저질렀다"고 돼 있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대구경찰청이 고소장을 내거나 직접 찾아온 피해자들을 상대로 투자금 송금내역, 영수증 등 물증을 통해 확인한 피해 규모다.

1심 재판 이후 추가로 공식 집계된 피해 규모는 아직 없다.

피해자 단체는 고소를 포기한 피해자 등을 고려하면, 많게는 전국적으로 10만여명이 8조∼10조원대의 사기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사당국이 찾아낸 조희팔의 은닉 재산은 1천200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들을 구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1천200억원 가운데 710억원은 조희팔의 범죄 수익금을 은닉한 혐의로 사법처리된 고철무역업자 현모(53)씨가 법원에 공탁했다.

사기 피해자들은 현씨의 공탁금을 먼저 배분받으려고 서로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다.

2010년 조희팔과 현씨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피해액을 확정 판결받은 피해자 280여명은 나머지 피해자 1만6천여명을 상대로 공탁금 우선 배정을 주장하며 작년 12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피고 수가 1만6천여명이나 돼 법원이 아직껏 소장을 송달하는 작업도 마무리하지 못해 소송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칫하면 피해자들끼리 소송에 맞소송 등 지루한 법정 싸움을 벌이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려워 피해자 구제가 난관에 부닥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사 관계자는 "은닉재산을 얼마나 찾아낼 수 있을지가 피해자 구제의 성패를 좌우할 텐데 지금으로선 산 넘어 산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