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하고 정교한 룰 적용으로 유명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9일 열린 2015프레지던츠컵 포볼 경기에서 규정 해석을 잘못하는 어설픈 실수를 저질렀다. ‘1(원)볼 사용 규정’을 잘못 해석해 공을 바꿔 쓴 필 미켈슨(미국)의 7번홀 경기를 실격 처리했다가 곧바로 번복한 것이다.

이날 프레지던츠컵 경기위원회 측은 경기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7번홀에서 미켈슨이 경기 시작 때 쓴 공을 그대로 써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임의로 공을 바꾼 것을 실격으로 해석한 건 위원회의 명백한 실수”라고 발표했다. 규정 위반은 맞지만 실격 처리가 아니라 ‘홀 조정(adjustment·규정 위반에 대한 벌칙으로 해당 홀을 패배로 처리하는 것)’을 적용해 해당 홀을 끝내도록 한 뒤 패배로 기록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켈슨은 이날 열린 7번홀 티샷에서 첫날 포섬 경기 때 사용한 공과 다른 종류의 공을 사용한 뒤 실수임을 알고 곧바로 자진 신고했다. 이를 현장 요원으로부터 전달받은 경기위원회는 즉석 회의를 열어 미켈슨의 해당 홀 성적을 무효화하는 ‘실격 처리’를 했다고 발표했다. 미켈슨은 곧바로 7번홀을 포기하고 8번홀로 이동했다. 같은 팀에서 경기한 잭 존슨만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고, 결국 인터내셔널팀에 그 홀을 졌다.

하지만 경기위원회가 규정을 제대로 적용했다면 미켈슨은 규정 위반으로 7번홀을 상대팀에 내주더라도 홀아웃한 뒤 파나 버디 등의 홀 성적은 인정받을 수 있었다.

PGA투어 규정집에 따르면 포볼 매치에서 선수들은 공이 심각하게 손상되거나 공을 분실한 게 아니라면 처음 라운드를 시작할 때 신고한 공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써야 한다.

인천=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