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집값 쌀때 물려주자"…작년 증여액 27% 증가
지난해 5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증여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과세·감면 축소 조치로 법인 세액공제 금액은 전년도에 비해 줄었고 초기 기업 및 영세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은 3년 연속 낮아졌다.

자산가들 증여 크게 늘어

국세청이 8일 공개한 ‘국세통계연보 2015’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세 신고 재산가액은 18조210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7.6% 늘었다. 증여 재산 가액이 50억원 이상인 자산가들의 증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138명의 50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2조1000억원의 재산을 자녀 등에게 증여했으나 작년에는 205명이 4조원을 증여했다. 증여 재산 가액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떨어지거나 정체됐던 시점에 증여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증여받은 사람은 8만8972명으로 이 중 40대가 26.8%로 가장 많았다. 50대가 22.0%, 30대가 19.1%로 뒤를 이었다. 남성이 5만6176명으로 여성(3만1391명)보다 2만명 이상 많았다.

법인 세액공제 감소

정부가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이면서 사업자들이 받는 세액공제 금액은 7조376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2조7437억원)가 전년에 비해 3.7%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일반법인과 중소기업의 세액공제 금액은 각각 전년 대비 7.9%, 0.6% 감소했다.

법인 및 개인사업자가 내는 부가가치세 과세 표준도 매년 떨어졌다. 지난해 법인 사업자의 평균 부가세 과세표준은 56억7500만원으로 전년(59억4300만원)에 비해 4.5% 낮아졌다. 2011년 62억1600만원이던 법인의 부가세 과세표준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일반사업자의 평균 부가세 과세표준 역시 1억87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1% 낮았다. 부가세 과세표준이 떨어진다는 것은 기업들의 평균 매출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김한년 국세청 부가가치세과장은 “기업들의 총 매출은 늘어나는데 부가세 과세표준이 떨어진 것은 신생 창업 기업이나 영세한 기업의 숫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2011년 이후 창업이 늘어난 것이 한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증권거래세는 3년 만에 증가세로 반전했으나 아직도 2011년에 비해서는 72%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증권거래세는 3조129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2% 늘었다. 증권거래세는 2011년 4조3353억원에서 2013년까지 계속 감소했다.

카드 세금 납부 4년 만에 네 배

2008년 신용카드 국세납부제도가 도입된 이후 신용카드 세금납부액이 급증하고 있다. 2010년 8452억원에 불과했던 신용카드 세금납부액은 2012년 2조1644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3조1168억원에 달했다. 4년 만에 네 배로 늘어난 것이다.

세목별로는 부가가치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한 금액이 2조323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종합소득세(5027억원), 법인세(882억원) 등의 순이었다.

탈세제보 포상금이 지난해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인상되면서 탈세제보 건수 및 신고포상금이 모두 크게 증가했다. 건수는 2013년 197건에서 지난해 336건으로 늘었고 신고포상금은 34억원에서 87억원으로 증가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