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차시 시동 끄는 쉐보레 '스파크 에코'…통근용으로 제격
[ 김정훈 기자 ] 횡단보도 앞에 서 있던 20대 젊은 여성이 힐끗 쳐다본다. 남자친구 시선도 스파크를 향했다.

순간 이런 생각을 했다. 스파크는 20대 여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차라고. 제조사인 한국GM은 실제로 경차 스파크를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팔았다.

최근 쉐보레가 신형 스파크(넥스트 스파크)의 고효율 차량인 '스파크 에코'를 내놨다. 배기량 999㏄ 가솔린 엔진을 얹은 스파크 에코의 복합연비는 15.7㎞/L로, 일반 모델 연비 14.8㎞/L 보다 효율이 높았다.

스파크 에코는 정차시 엔진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고 출발하면 다시 켜지는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장착했다. 이 기능은 국내 경차 중 처음이다.

좋은 기능이 얹어지고 고효율 연비로 무장한 만큼 가격은 스파크 일반형보다 약간 높다. 보급형(LS)은 1227만원, 고급형(LTZ)은 1499만원이다.

지난 주말이 포함된 3박4일 간 스파크 에코를 몰아 볼 기회가 생겼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아 서울에서 경기도 여주 아울렛을 다녀오는 200㎞ 구간과 출퇴근 시내 주행까지 총 300㎞ 달려봤다.

◆ 서울~여주 아울렛 주행연비 L당 16.0㎞

신형 스파크는 지난 8월 신차 발표회 때 약 1시간 정도 운전해 봤다. 첫 시승 땐 국산차 중 처음으로 탑재한 '애플 카플레이(CarPlay)' 조작에 집중했던 반면 두 번째 시승은 성능, 연비 등 제품력을 들여다 봤다.

우선 연비. 서울에서 여주 아울렛까지 1차 테스트 구간에서 실주행 연비를 체크했다. 스파크 에코는 연료소비효율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궁금해서다.

주행 코스는 일부러 고속도로를 피해 가다서다 정차할 수 있는 국도를 이용했다. 서울에서 성남까진 시내 주행, 이어 3번 국도와 42번 국도를 이용해 이천을 거쳐 여주로 갔다.

서울로 돌아올 땐 37번 국도와 6번 국도를 이용해 양평을 거쳐 구리로 진입했다. 간혹 가속도 했고 에어컨도 약하게 가동했다. 약 200㎞ 달린 후 계기판 평균 연비는 L당 16㎞ 나왔다.

이틀 간은 출퇴근 용도로 약 100㎞ 추가로 달렸다. 교통 체증이 있는 시내 주행이 더해지니 총 300㎞ 주행하면서 연비는 15.4㎞/L. 공인 연비에 근접하게 나왔다. 통근용으로 괜찮은 아이템이다.

그 다음 성능. 스파크의 최고출력과 토크는 각각 75마력, 9.7㎏·m이다. 수치가 낮다. 하지만 실제 운전해 보면 체감 성능은 숫자를 비웃을 만큼 경쾌하다.

가속 페달을 밟고 시속 60~80㎞ 속도를 올리기까진 준중형 승용차 못지 않다. 3000rpm을 넘기지 않고 운전하면 엔진 회전 소리가 거칠게 나지 않는다.

실내 인테리어 구성은 잘 다듬었다. 클러스터 오른편에 작은 모니터를 만들어 운전 중에도 속도, 연비, 주행 가능거리 등을 안내해준 계기판은 시인성이 좋았다.
[시승기+] 정차시 시동 끄는 쉐보레 '스파크 에코'…통근용으로 제격
◆ 실속형 스마트카

요즘 경차는 탈만하다. 가속감이 이전보다 경쾌해지고 중형 승용차에서 접할 수 있는 편의 기능도 많다.

작지만 나름 기특하다. 옛날에는 경차라고 무시했는데, 가격 대비 제품력을 뜯어보면 많이 발전했다. 시승 차에는 후방카메라를 비롯해 전방추돌·사각지대 경보장치도 탑재됐다. 유럽 디젤차에서 주로 맛보던 공회전제한장치(스톱&스타트)도 있다.

열선 스티어링휠과 열선 시트도 내장돼 있다. 쌀쌀해진 아침 출근길 핸들과 가죽시트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기능은 유용했다.

스파크 에코는 1400만원대 차값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스마트카다. 대표적인 기능은 카플레이. 애플의 멀티미디어 장치인 카플레이는 휴대전화 아이폰을 차량과 연결하면 실내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문자, 음악, 전화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을 매립하지 않아도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운전 중 문자메시지를 보낼 땐 음성 인식으로 상대방에게 전송하면 된다. 시승 중 카플레이를 통해 한국GM 홍보실 직원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아이폰을 확인했더니 문자메시지가 전송돼 있다. 다만 삼성 갤럭시는 이용할 수 없다.

개인적인 아쉬움. 성격이 급한 운전자는 카플레이로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기가 불편할 수 있다. 매립형 내비게이션만큼 편하진 않다. 정차시 스톱&스타트는 브레이크를 힘껏 밟지 않고 살짝만 밟으면 금세 해제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