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7조3000억 … 환율 효과에 '깜짝 실적'
반도체·디스플레이 '환율 효과' 덕 어닝 서프라이즈
갤럭시노트5 효과 '아직'…TV부문도 견조세 이어가


삼성전자가 올 3분기 7조3000억 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당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침체와 글로벌 저성장 여파로 실적 우려가 제기됐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7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8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 대비 5.8% 늘어났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8조4900억원)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많다.

3분기 잠정 매출은 51조 원으로 올 분기 기준 첫 50조 원선을 넘어섰다. 올 1, 2분기 매출은 각각 47조1200억 원, 48조5400억 원이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당초 이달 초 기준 23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6조5915억 원이었다. 7조3000억 원의 잠정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대비 10.74% 많은 것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이른바 '갤럭시 쇼크'로 4조600억 원의 부진한 실적을 낸 후 5조2900억 원(지난해 4분기), 5조9800억 원(올 1분기), 6조9000억 원(올 2분기)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낮아진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2분기 확정 실적 발표 후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조6957억 원까지 예상된 바 있다. 이후 지속적으로 눈높이를 낮추다가 최근 6조5000억 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올 4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리즈인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갤럭시노트5' 갤럭시6엣지플러스' 등을 일정보다 앞당겨 발표하는 등 기대를 갖게 했지만 실제 판매 실적이 뒷받침 되지 못해 불안감이 커졌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분의 실적은 지난해 갤럭시 시리즈 판매 부진과 함께 1조7500억 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1조9600억 원(지난해 4분기), 2조7400억 원(올 1분기), 2조7600억 원(올 2분기)으로 다소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며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던 IM 부문의 실적이 기존 전망보다 7000억원 이상 더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3분기 깜짝 실적의 주인공은 DS부문(반도체)와 디스플레이(OLED)로 추정된다. DS부문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판매 호조 덕에 지난 1, 2분기에도 3조 원 중반대 호실적을 기록했다.

또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면서 OLED 채택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 이번 실적 증가에 원인이 된 것이란 해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에 판매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품은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효과를 봤을 것" 이라며 "갤럭시S6의 판매 부진과 갤럭시노트5 실적 기여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부품 사업부의 선전이 이번 어닝 서프라이즈의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2분기에도 완만한 개선세를 나타냈던 시스템LSI사업부문은 3분기에도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비우호적 환율 환경으로 우려했던 CE부문(소비자가전) 부문 역시 견조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신현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TV부문 실적이 잘 나오면서 관련 부품 업체 실적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며 "전체적인 실적 개선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집계한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예정된 3분기 확정 실적 발표 때 나온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