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입은 자전거…'스마트 혁명' 스타트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자전거….’

자전거가 첨단기술을 입으며 진화하고 있다. 수백만원대 고급 자전거 시장이 성장하면서 상상만 했던 기능이 속속 추가되고 있는 것. 해외 업체는 물론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등 국내 회사도 ‘첨단 자전거’를 내놓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핸들에 장착한 내비게이션
핸들에 장착한 내비게이션
캐나다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 사이클랩은 최근 자전거용 내비게이션 ‘스마트헤일로(smarthalo)’를 선보였다. 목적지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에 입력하면 핸들바 중앙에 있는 반지 모양 LED 램프가 방향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오른쪽 절반이 빛나면 우회전, 아래쪽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유턴하라는 뜻이다. 앱을 통해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릴지, 평균 속도와 소모 열량 등은 어느 정도인지 등 소소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사이클랩은 대표적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53만8700달러(약 6억4000만원)를 모금했다. 목표치 6만7000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가격은 14만원가량으로 내년 5월 시판할 예정이다.

자전거 전용 블랙박스
자전거 전용 블랙박스
자전거용 블랙박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자전거 사고가 늘고, 자신의 주행기록을 저장하고 싶어하는 수요 때문이다. 미국 위성항법장치(GPS) 회사 가민이 내놓은 액션캠 ‘버브엘리트’가 대표적이다. HD급 고화질 영상을 3시간가량 촬영할 수 있다. 주변 기기를 구매하면 분당 페달을 밟는 횟수와 속도, 심박수, 경사, 고도 등을 영상에 덧입힐 수 있다. 인기 자전거 앱 스트라바와 연동하면 같은 구간을 지난 다른 주행자와 기록경쟁을 하는 ‘쏠쏠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선이 없는 구동계
선이 없는 구동계
미국 자전거 부품업체 스램은 지난달 무선 구동계 ‘레드 이탭(Red eTAP·사진 맨 위)’을 공개했다. 레버와 변속기가 암호화된 무선신호를 주고받아 거추장스러운 와이어(선)가 필요 없다. 좌우 레버를 ‘딸각’ 눌러 기어를 조정한다. 스램 측은 “초보자도 쉽게 정비할 수 있고, 체인 이탈 등 변속장애가 적은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판매가는 300만원 초반대다.

기존 고급 구동계가 100만~300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다. 경쟁사인 이탈리아 캄파뇰로도 전동 구동계를 무선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장치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장비 상태를 실시간 점검하고, 변속 기능을 미세 조정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국내 업체도 R&D 잰걸음

저전력 블루투스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인 비컨도 자전거에 접목되고 있다. 알톤스포츠는 지난 1월 SK텔레콤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첨단자전거 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시제품 개발을 마친 상태다. 페달과 핸들에 비컨 센서를 장착해 도난을 방지하고, 정비이력을 관리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향후 비용 절감을 통해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IoT 입은 자전거…'스마트 혁명' 스타트
삼천리자전거는 전기자전거 ‘팬텀 미니’(사진)를 내놨다. 배터리 잔량과 주행상태, 속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LCD(액정표시장치)를 달았다. 자전거에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숫자로 표시해준다.

만도도 전자부품 회사 이랜텍과 MOU를 맺고 HMI(Human Machine Interface) 모듈 및 스마트폰 연동 소프트웨어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김민철 알톤스포츠 이사는 “업계 경쟁의 축이 가격과 디자인 등에서 차별화된 기능으로 옮겨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동/박상익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