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해 다른 제조사 디젤 차량에 대해서도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EPA는 최소 28개 디젤차량 모델을 대상으로 배기가스 조작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 업체에는 BMW·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자동차업체뿐 아니라 크라이슬러·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회사까지 포함됐다. 차종별로는 BMW X3, 크라이슬러 그랜드 체로키, GM 쉐보레 콜로라도, 레인지로버 TDV6, 메르세데스벤츠 E250 블루텍 등이 조사 대상이라고 FT는 전했다.

이번 조사 목적은 소프트웨어를 장착해 배기가스를 조작한 불법 행위가 폭스바겐만의 문제인지, 자동차업계 전반에 만연돼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한 소식통은 FT에 “EPA가 먼저 각 모델의 중고차를 테스트해 의심스러운 사항이 적발되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BMW·마쓰다·메르세데스벤츠·포드의 디젤 차량도 폭스바겐처럼 배기가스 기준을 초과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이날 보도했다. 영국 리즈대 교통연구소가 지난 여름 4개 업체 차량 300대의 배기가스량을 조사한 결과 유럽연합(EU)의 유로 6 기준치보다 5~7배 높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