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석유화학 "구조조정 안하면 공멸"
한국 석유화학산업은 2011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동안 중국, 중동지역의 설비 증설이 ‘올스톱’되면서 석유화학제품의 공급이 극도로 위축된 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시장이 정상화된 2012년 이후 한국 석유화학산업은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1년 총 5조1032억원이던 LG화학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 등 3개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206억원으로 급감했다.

수출 위축과 실적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자 석유화학업계 내부에선 “과연 한국 석유화학산업에 미래가 있는가”라는 비관론이 고조되고 있다. 비관론의 중심에는 한국 석유화학 기업의 최대 시장인 중국이 있다. 한국 석유화학제품 수출의 45%가 중국으로 나간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5년 이내에 평균 70% 수준인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자급률을 10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국 석유화학산업을 키우고 있다. 시노펙 등 중국 주요 석유화학 기업이 최근 3~4년간 한국 석유화학 기업의 생산설비보다 원가 경쟁력이 뛰어난 석탄, 에탄가스 기반의 생산설비를 지어 화학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석유화학 업계가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