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세고, 실제 연비 우수…저속구간 덜컹거림 '옥에 티'
한국GM이 지난 8월 내놓은 트랙스 디젤(사진)을 추석 연휴 기간 타봤다. 트랙스는 요즘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한국GM이 2013년 내놓은 트랙스는 그동안 국내에 가솔린 터보 1.4L밖에 없었지만 1.6L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이번에 새로 나왔다.

한국GM이 개발을 주도한 트랙스는 중국에선 뷰익 앙코르, 유럽에선 오펠 모카 등 제너럴모터스(GM) 산하 다른 브랜드의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한국GM이 부평공장에서 디젤엔진을 단 모카를 제작·수출해왔기 때문에 신차라고 해도 안정성이 높다.

트랙스 디젤은 최고출력 135마력, 최대토크 32.8㎏·m로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자동차 QM3(90마력, 22.4㎏·m)나 쌍용자동차 티볼리 디젤(115마력, 30.6㎏·m)보다 힘이 좋다. 대신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4.7㎞로 QM3(18.5㎞)와 티볼리(15.3㎞)에 뒤처진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선 연비가 상당히 높았다. 추석 연휴라 고속도로를 많이 달렸고 시내에도 막히는 길이 많지 않았다고 해도 300㎞가량 달려본 결과 연비가 19㎞/L가량 나왔다. 공인 고속도로 연비인 16.4㎞/L보다는 확실히 우수했다.

출력과 토크가 높은 만큼 주행성능도 만족스러웠다. 일반도로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할 때 등 급가속해야 할 때 디젤 특유의 가속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속 60㎞ 이상 속도를 낼 때는 가솔린 엔진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소음이나 진동이 적었다. 하지만 저속 구간에선 디젤의 단점인 소음·진동이 상당했다. 한국GM은 트랙스에 장착하는 디젤을 ‘속삭이는 디젤’이라 부를 정도로 정숙하다고 강조하지만 경쟁 차종과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려웠다. 저속 구간에서 변속 시 덜컹거릴 때가 종종 있다는 것도 승차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