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140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2015년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26위로 작년과 같은 순위에 머물렀다. 2004년(29위) 이후 최저 순위에서 제자리걸음이고, 2007년(11위)과 비교하면 무려 15계단이나 떨어진 순위다. 아시아에서조차 말레이시아(18위)보다 뒤처지고, 중국(28위)에도 곧 추월당할 처지에 놓였다.

그동안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아온 금융과 노동부문, 그리고 제도요인 등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뒷걸음질이었다. 그 결과가 이런 참담한 순위다. 금융시장 성숙도만 해도 지난해 80위에서 올해 87위로 7계단이나 추락했다. 지난해 86위에서 올해 83위로 조금 나아졌다는 노동시장 효율성도 여전히 절망적이긴 마찬가지다. 노사 간 협력(132위), 정리해고 비용(117위), 고용 및 해고관행(115위) 등 주요 항목이 거의 100위권 밖이다. 여기에 정부 정책결정의 투명성은 123위로 최하위 수준이고, 정부 규제가 실제로 부담되는 정도를 평가한 항목은 97위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지난 5월 61개국 중 25위로 나타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평가에서 정부 효율성이 하락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그동안 노동 금융 공공 등 4대 구조개혁이니, 규제개혁이니 떠들기만 했을 뿐 성과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S&P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1단계 올리자 경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국가경쟁력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 빚 상환 능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안도할 때는 아니다. 경제성장률이 그냥 뚝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이 한낱 동북아 변방국가로 전락하지 말란 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