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찬 벤텍스 대표(오른쪽)가 휴 윌리엄스 인비스타 기술최고책임자와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벤텍스 제공
고경찬 벤텍스 대표(오른쪽)가 휴 윌리엄스 인비스타 기술최고책임자와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벤텍스 제공
기능성 섬유 전문업체인 벤텍스가 글로벌 섬유업체 인비스타에 첨단 섬유제조 기술을 수출한다.

벤텍스는 인비스타와 스위스 제네바 인비스타 유럽본부에서 태양광 발열 기술 ‘히터렉스’와 급속 건조 기술 ‘드라이존’ 등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발표했다.

벤텍스는 이들 기술을 적용한 처리공정을 설계하고 공정에 이용되는 액체 형태의 화학물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팔리면 매출의 5~10%를 로열티로 받는다.

인비스타는 글로벌 화학기업 듀폰의 섬유화학부문 계열사였다. 2005년 코치인더스트리 계열의 코사와 합병했으며 현재 20여개국에 판매 조직을 둔 글로벌 섬유기업이다.

벤텍스는 전 세계에 유통망을 갖춘 인비스타에 지속적으로 제품을 수출하면 매출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계약을 맺은 히터렉스는 적외선에 노출되면 분자들이 충돌하면서 섬유 온도를 10도 이상 올리는 기술이다. 드라이존은 섬유 바깥쪽을 특수 소재로 마감해 안쪽의 땀을 신속하게 배출토록 한다. 두 기술은 모두 소재에 화학물을 덧씌우는 등의 처리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을 생산한다.

벤텍스는 빛에 노출되면 열을 내는 충전재 ‘쏠라볼’도 완제품 형태로 수출키로 했다. 벤텍스가 2011년 개발한 쏠라볼은 기존 충전재인 오리털과 거위털보다 50% 이상 저렴하지만 보온 효과는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벤텍스는 앞서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수출 계약도 따냈다. 국내 섬유업체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1, 2위와 모두 계약을 맺은 것은 이례적이다. 나이키에는 올해 60억원어치의 적외선 차단 냉감 소재 ‘아이스필RX’를 팔았고, 내년에는 120억원어치를 수출키로 했다. 아디다스와는 기술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아디다스는 히터렉스와 드라이존을 비롯한 벤텍스의 첨단 기술을 내년도 신제품에 적용할 예정이다.

벤텍스 관계자는 “나이키에 수출한 소재는 내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사용할 모든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라며 “아디다스는 충전재 쏠라볼을 오리털 대체 소재로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텍스는 수출 증가로 올해 매출이 4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267억원)보다 66.7% 늘어난 것이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