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 1주년, 카카오택시 '질주'…O2O 수익 창출이 관건
다음카카오 합병 1주년을 1주일여 앞둔 23일 임지훈 단독 대표(오른쪽) 체제가 공식 출범한다. 사명도 다음을 떼고 카카오로 바꾼다. 카카오톡을 ‘국민 메신저’로 키운 합병 전 이름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즈의 웹 기반 광고 수익모델에 안주하기보다 모바일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겠다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왼쪽)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35세 젊은 나이에 최고경영자(CEO)가 된 임 대표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울 수밖에 없다. 녹록지 않은 국내외 사업 환경을 극복하고 카카오톡 카카오택시에 이은 제2의 성공 신화를 써야 할 숙제를 떠안았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와츠앱 위챗 라인 등에 맞설 새로운 글로벌 전략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합병 시너지 “이제 시작”

지난해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즈와 카카오가 합병해 탄생한 다음카카오가 새로 출시한 주요 서비스는 총 9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서비스는 단연 카카오택시다. 카카오택시는 지난 14일 현재 누적 호출 수 2000만건, 하루 호출 수 30만건, 가입 기사회원 수 15만명을 기록했다. 월평균 사용자가 38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에 힘입은 성과다.
다음카카오 합병 1주년, 카카오택시 '질주'…O2O 수익 창출이 관건
과제는 수익모델이다. 카카오택시뿐 아니라 대부분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상반기 매출(4608억원)의 90%를 검색 광고(63.5%)와 게임(26.9%) 부문에 의존하고 있는 이유다.

다음카카오 합병 1주년, 카카오택시 '질주'…O2O 수익 창출이 관건
다음카카오는 합병 후 모바일 사업에 주력해왔다. 신규 서비스 가운데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즈가 강점을 갖고 있던 웹 기반 서비스는 하나도 없다. 뱅크월렛카카오(전자지갑·2014년 11월 출시) 카카오택시(콜택시·2015년 3월) 카카오TV(동영상·6월) 등 신규 서비스는 모두 모바일 앱이다. 다만 올 6월 내놓은 ‘카카오톡 샵검색’은 기존 다음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샵검색은 다음이 보유한 검색 데이터베이스(DB) 등을 토대로 카카오톡에서 곧바로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로 검색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2O와 글로벌 공략에 ‘올인’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대리기사 택배 부동산중개 등으로 확대하는 온·오프라인 연결(O2O) 사업을 추진 중이다. 택시 호출 서비스에 비해 유료화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공략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음카카오는 5월 인도네시아 3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하나인 ‘패스’를 인수했다. 패스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1000만명이 넘는 월평균이용자(MAU)를 확보했다.

조창옥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주주와 경영진이 국내 1위 메신저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모바일 혁신 의지를 보인다는 점에서 유망하다”며 “O2O와 핀테크(금융+기술), 글로벌 사업 등의 성과가 올 하반기 다음카카오의 실적과 위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