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BA] 내 가치를 높이는 '최고의 선택' MBA
2006년 출범해 10년째를 맞으면서 ‘한국형 MBA(경영전문대학원)’는 국내 직장인에게 ‘연봉 및 직급 상승’이라는 지름길을 안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 유학을 가지 않고도 경력 전환이나 자기계발을 할 수 있어서다.

MBA에 진학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경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기업 현장에서 실무적인 능력을 키워 본인의 몸값을 올리려는 목적에서다. 한 대학 MBA 관계자는 “실제로 기업에서 MBA 출신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다른 석사 과정과 달리 학문적인 성과보다는 졸업 후 당장 기업 경영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느냐 여부기 때문에 실무적 능력을 키우려는 목적을 가진 학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학에서 경영학이나 경제학 등 사회계열을 전공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기업현장에서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이나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 때문에 MBA를 많이 찾는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MBA 관계자는 “최근 들어 MBA가 많아지고 다양한 과정도 개발되면서 MBA 출신들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까지 기업에서 MBA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에 대한 대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좋은 편”이라며 “단순히 더 좋은 대우를 바라고 진학하기보다는 본인의 경력을 개발하려는 차원에서 공부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MBA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우선 학비가 저렴하다는 것이 꼽힌다. 해외 MBA 등록금의 3분의 1부터 절반 수준이어서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평가다. 한 대학 MBA 관계자는 “과거에는 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MBA 학위를 취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직장생활과 학위 과정을 병행하며 기존 직장에서 인정받으려는 학생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형 MBA가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해외 대학들도 국내 대학과 복수학위 협정을 늘리면서 복수학위를 받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예전에는 한국인 학생이 MBA를 위해 해외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학생이 국내에서 과정을 이수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국내 MBA 관계자의 전언이다. 해외 현지에 진출한 삼성 현대자동차 등 한국계 기업에 취업하거나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외국인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분석이다.

이렇게 한국형 MBA가 자리를 잡아가는 데다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국내 대학들은 수강생의 실무 능력을 높이고 각 대학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커리큘럼을 개발하며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화여대 MBA는 올해 하반기부터 ‘빅데이터 MBA 과정’을 신설했다. 최근 기업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빅데이터 MBA는 시간이 촉박한 직장인과 취업 준비생을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learning)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또 이화여대 MBA는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과정 간의 교차 수강도 허용한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산업을 이해하고자 하는 금융계 종사자는 금융 MBA를 선택한 뒤 헬스케어 MBA 과정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성균관대 SKK GSB는 직장인들이 업무를 병행하면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MBA로 거듭날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작년에 야간 Professional MBA 과정을 개설하면서 국내 대학 야간 MBA 과정 중 최초로 해외 복수학위 취득이 가능하고 영어 100%로 운영되는 과정을 선보였다. 국내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MBA 학위를 취득하고, 5개월간 추가 과정을 이수하면 인디애나대 켈리스쿨 복수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는 일석삼조 과정이라 ‘퇴근 후 MBA 유학 가는 과정’이라 불리기도 한다. 주말 Executive MBA 과정은 인디애나대 켈리스쿨이 한국에서 직접 운영한다. 경력 8년 이상 중간 관리자가 대상이며 졸업생은 켈리스쿨 MBA 학위를 취득한다. 인디애나대 켈리스쿨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지 MBA 평가에서 강의 우수성 1위로 선정됐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은 국내외 소속 대학이나 소속 기관에 관계 없이 각 분야의 최고를 교수진으로 초빙하고 철저한 강의 평가를 통해 강의의 질을 높이는 오픈 플랫폼 시스템(open platform system)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또 강의마다 교수, 학습자료 외에 자기평가 및 만족도 질문을 포함해 재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 의지와 참여도, 강연에 대한 이해 정도를 되돌아보게 만들어주고 있다.

경력관리 등 ‘애프터서비스’에도 적극적이다. 고려대 MBA는 특화된 커리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려대 MBA는 본교와 별도로 자체 경력개발센터(CDC)를 운영하고 있다. 경력개발센터에는 전담 인력을 배치해 입학부터 졸업까지 전문적인 커리어 상담 및 레주메 클리닉, 모의 인터뷰, 추천 채용, 각종 커리어 외부 특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