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산행·미각 테스트·세일즈 역할극…'별별 면접' 다있네
하반기 대기업 공채의 특징 중 하나는 기업들이 다양한 면접방식을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자기소개서와 서류상의 스펙만으로는 ‘적합한 인재(right people)’를 뽑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끝내던 면접을 1박2일, 심지어는 2박3일 캠프 형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식품회사들은 맛과 향에 대한 감각을 평가하는가 하면, 지원자들과 함께 산에 오르는 기업도 있다.

○1박2일 면접에 코딩시험

삼성전자는 S직군 지원자를 대상으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대신 소프트웨어(SW) 역량 테스트를 한다. SW 역량테스트는 코딩, 알고리즘 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컴퓨터 기반 평가(CBT) 형식으로 두 문제를 180분 동안 풀어야 한다. 사용 가능한 프로그램 언어는 C, C++, 자바언어다. LG전자·LG CNS 등 SW 직무는 LG 인적성검사 당일 C언어와 자바언어 프로그래밍 코딩시험을 본다.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삼성·한화생명, 기아자동차, SK텔레콤과 LG전자 한국영업본부는 1박2일 합숙면접을 진행한다. LG디스플레이는 연구개발(R&D) 장학생 선발 때 2박3일 캠프를 통해 평가하기도 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오랜 시간 지원자를 관찰하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를 잘하는지, 팀워크를 중시하는지, 그리고 실력 있는 인재인지 등을 평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주된 면접 내용은 개인 프레젠테이션(PT), 조별 토론, 팀 빌딩, 선배와의 멘토링 등으로 면접이 끝나면 선배사원과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면서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소금물 농도 구분” 미각 테스트도

동아쏘시오그룹 산행면접 모습.
동아쏘시오그룹 산행면접 모습.
해태제과는 올 하반기에 영업직을 뽑으면서 2차면접 때 산에 오른다. 면접 담당자들이 동반 산행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 태도, 조직과 업무 적합성 등을 평가한다. 동아쏘시오그룹도 산행 면접을 통해 기존의 면접으로는 알 수 없었던 지원자의 잠재 능력을 파악할 계획이다. 아웃도어 전문기업 블랙야크도 지난 4월 축령산에서 산행 면접을 진행한 바 있다.

제과제빵기업 SPC는 1차면접에서 ‘관능평가’를 한다. 맛과 향에 대한 지원자의 감각을 테스트하는 과정으로 소금물의 농도를 5단계로 구분하는 시험, 제시된 샘플과 똑같은 맛을 고르라는 평가, 제시된 시료의 향을 파악하는 테스트 등의 평가가 있었다. 샘표는 2000년부터 채용 때 요리 면접을 도입했다. 4~5명이 한 조가 돼 주어진 음식 재료를 활용해 두 시간 동안 요리하고 PT를 하는 방식이다. 요리를 통해 창의성, 리더십, 협동심, 소통능력을 평가한다. 팔도라면은 라면시식 면접을 하기도 했다.

○은행권은 세일즈 역량 평가

은행들은 면접에 영업점에서의 세일즈 역할극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농협 기업 우리 대구은행 등은 지원자들이 팀을 이뤄 자사의 상품을 소개한다든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고객 불만에 대한 대처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은행권 인사 담당자는 “단순히 금융 상품과 금융 지식의 이해도를 보기보다는 고객을 설득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인턴과 현장실습을 통해 뽑는 기업도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 6개사는 7주 인턴십을 통과해야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LG유플러스도 4~6주간의 인턴십으로 신입사원을 뽑는다. BGF리테일도 3주 인턴십 후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데상트코리아도 4주 인턴십을 통과해야 한다. 이랜드는 이번 하반기부터 1박2일 합숙면접 대신 현장실습과 교육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