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CXO팀 집단경영'
다음카카오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고경영진 협의체를 구성했다. 사업부문별 자율성을 강화하면서도 강력한 집단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오는 23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출범하는 35세의 임지훈 단독대표 체제를 조기에 안정시키려는 취지도 깔려 있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주요 부문을 맡은 6인 리더의 상설 협의체인 ‘CXO팀’을 신설했다.

임 대표 내정자, 홍은택 수석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COO), 최세훈 CFO, 정주환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 박창희 최고상품책임자(CPO), 신정환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멤버다.

다음카카오의 CXO팀은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회사 중요 현안을 결정한다.

임지훈 대표 내정자가 광고 게임 브랜드 사용자경험(UX) 신규플랫폼 전략 등을 맡고 최세훈 CFO는 재무, 정주환 CBO가 택시 커머스 콘텐츠 등을 총괄한다. 박창희 CPO는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다음앱 미디어 등을, 신정환 CTO는 연구개발(R&D) 부문을 맡는다. 그동안 콘텐츠 사업을 이끌어왔던 홍은택 수석부사장은 대외협력 홍보 인사 총무 등 경영지원 부문을 담당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 내정자가 30대 중반으로 젊은 데다 인터넷 기업을 직접 경영해본 경험이 없는 만큼 회사 베테랑들이 집단 경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공동대표를 지낸 최 CFO를 제외하면 CXO팀 멤버가 모두 합병 전 카카오 출신이라는 점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아직 젊고 경험이 부족한 임 대표 내정자를 배려하면서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조직 개편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석우 공동대표가 참여하는 경영자문협의체도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당초 임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퇴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김 의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CEO 직속 자문기구를 꾸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경영자문협의체 성격과 역할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자문위원도 회사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관련 전문가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