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하이타오족 1조 시장 '찜'
온라인쇼핑몰 롯데닷컴은 중국 광둥성의 성도이자 무역도시인 광저우에 이달 중 보세창고를 지을 계획이다. 중국인들이 많이 구입하는 상품을 창고에 미리 쌓아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배송하는 역(逆)직구 물류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다.

김동수 롯데닷컴 SCM 매니저는 “중국 소비자로부터 주문을 받은 뒤 비행기로 개별 배송하는 지금 방식보다 배송기간이 2~4일 단축되고, 고객이 내는 배송비도 종전의 5분의 1 정도인 ㎏당 300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한국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직구족(하이타오족)을 잡으려는 유통회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직구액이 매년 두 배로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배송과 상품 차별화 바람이 거세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올해 하이타오족의 한국 상품 구매액은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290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타오족의 직구 바람은 요즘 더 거세지고 있다. G마켓 중문 사이트에서 최근 한 달간(8월7일~9월6일) 선물용 상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05% 늘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26~27일)을 앞두고 한국 상품 구매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미샤 페이스샵 등 로드숍 브랜드 화장품 구매가 전년 동기보다 2.2배 늘었다. 그 외 가공식품(3.8배) 주방가전(2.4배) 홍삼(5.3배) 등 다양한 상품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오대영 G마켓 글로벌샵 팀장은 “‘메이드 인 코리아’ 인기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닷컴은 지난달 하이타오족 전용 쇼핑 채널인 ‘차이나 롯데닷컴’을 열었다. 현재 1만여개인 상품 수를 연내 5만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중국인과 1 대 1 상품 상담이 가능한 채팅서비스도 선보인다. 황현정 롯데닷컴 해외사업팀장은 “보세창고가 가동되면 상품, 결제, 배송 등 모든 부문에서 한층 격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H몰도 배송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페덱스와 중화지역(중국·대만·홍콩·싱가포르)에 특화된 SF익스프레스 외에 추가로 연내 우체국 국제특송(EMS)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유통 채널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중국 1, 2위 온라인쇼핑몰인 T몰과 JD닷컴의 한국관에 올해 안에 입점할 계획이다.

한광영 현대H몰 상무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모바일 비중은 현재 43% 정도지만 2017년에는 57%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문 과정을 간소화해 하이타오족을 포함한 해외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강영연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