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푸는 동영상에 매출 '쑥'…장난감 '언박싱 마케팅'
화면 안에서 누군가 장난감 상자를 뜯는다. 상자에서 꺼낸 것은 파란색 자동차 모형. 조그만 차 문이 열리는지, 앞 유리창은 투명한지 이리저리 살펴본다. 바퀴도 바닥에 굴려본다. 눈앞에는 벌써 10여개의 장난감이 쌓여있다.

장난감 ‘타요 버스’의 포장을 뜯는 유튜브 동영상이다. 6일 현재 조회 수가 7600여만건에 육박한다. 포장을 개봉하는 언박싱(unboxing)이 완구회사의 새로운 홍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유튜브에서 장난감 언박싱 채널의 인기는 한류(韓流) 못지않다. 장난감 언박싱 채널 ‘토이푸딩’은 올 상반기 방문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국내 채널 10위 안에 들었다. 1위는 SM엔터테인먼트, 2위는 가수 ‘빅뱅’이다.

토이푸딩이 보유한 800여개 동영상은 총 조회 수가 10억9662만건을 넘는다. 동영상 하나당 120만번 재생된 셈이다.

‘또봇’을 제작한 영실업은 업계 최초로 자체 채널을 만들었다. 지난 4월 유튜브에 출시한 언박싱 채널 ‘영 언박싱TV’다.

토이푸딩처럼 인지도를 쌓은 채널에 동영상 제작을 의뢰하던 예전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간 것이다. 영실업의 ‘엉뚱발랄 콩순이’(사진) 언박싱 동영상은 조회 수 120만건을 넘겼다.

‘터닝 메카드’를 만드는 손오공도 채널을 운영 중이다. 언박싱과 함께 장난감 사용설명과 애니메이션을 올린다. 맥포머스를 출시한 짐보리도 매년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유튜브에 게재한다. 손오공 관계자는 “회사에 언박싱 등 동영상 제작을 전담하는 인력을 갖췄다”며 “완구업계에서 언박싱이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박싱 동영상은 1인칭 시점이다. 마치 내가 포장을 뜯고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소비자는 장난감 구입 전에 미리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영실업 관계자는 “부모들이 아이에게 보여줄 마땅한 콘텐츠가 없을 때 언박싱 동영상을 찾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